시내버스 정류장 승·하차 규정 법따로 현실따로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1-07-09 00:00
입력 2001-07-09 00:00
출·퇴근길에 버스를 타려면 보통 20∼30m씩은 뛰어야 한다.버스가 정류장 표지판 앞 뒤에서 멋대로 서기 때문이다.

전국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사회단체와 기사,시민들이 이같은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통합형’으로 운영되고 있는 정류장을 노선별로 나누어 설치하는 ‘분리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정류장 ‘분리’ 운동은 교통질서 확립이 2002년 월드컵대회의 성공의 관건이라는 점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아울러 시민들은 최근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 금지로 버스 이용자가 늘어난 점 등을 들어 교통당국과 버스업체에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실태·문제점= 서울시는 99년에 시내버스는 정류장 보도블록과 50㎝,정류장 표지판과 10m 이내에서 승객들을 태우고 내리도록 ‘정차 질서 확립 특별지침’을 제정했다.정류장 외 정차가 적발되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하지만 이 지침은 사실상 사문(死文)화됐다.10∼20개 노선 버스가 한 정류장에서 서는 대도시 중심부에서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이 지침에 따라 단속한 사례도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들도 대부분 이러한 규정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버스기사와 시민들로 이뤄진‘시내버스 바로 세우기 전국연합’(대표 이현철)이 최근서울시내 버스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88명 가운데 23%인 251명만이 ‘안다’고 답했다.

◆여론과 대책=버스 기사와 시민들은 지침이 현실과 동떨어져 승차 질서를 문란케 하는 데다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이대로라면 월드컵 대회에서 국제적인 망신을 살 우려도 있다.

주부 유제경(兪濟卿·52·서울 도봉구 창동)씨는 “버스가 도로 복판에 서는 바람에 허둥지둥 쫓아가다가 넘어져 다친 적이 있다”고 말했다.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인’(公人)인 기사들의 직업의식 결여와 사업자들의 빗나간 상혼(商魂)으로 정해진 장소 외의 주·정차 등 불법 운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현실은고려하지 않고 버스업계 탓만 했다.

‘시내버스 바로 세우기 전국연합’은 최근 서울시에 이같은 승·하차 규정을 현실화해 달라고 건의했다.예컨대 혼잡한 도심 정류장만이라도 노선별로 표지판을 3∼4개 설치하고,표지판 앞에도 별도의 세분화한 입석 안내판을 세우자는 것이다.

서울시 교통관리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교통질서 확립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분리형 정류장 설치가 최선책”이라면서도 “도로 여건상 여러 정류장을 설치하기 어려운곳이 있는 데다 노선별 교통수요와 투입 차량 재배분을 위한 운수업계의 구조조정 등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다”고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2001-07-09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