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핀‘곰팡이’얕보다간 큰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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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7-09 00:00
입력 2001-07-09 00:00
그는 “곰팡이가 사람 몸에 피면 피부 진균증이라고 말하고 손·발에 피면 무좀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김광호 한림대 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무좀은 대체로고온다습한 장마철에 많이 발생하거나 악화된다”면서 “습도가 높을 때 가려운 곳 등을 긁으면 피부의 보호장벽이 손상되면서 무좀균 등이 침투해 잘 자란다”고 말했다.
그는 “발무좀 환자는 손·발톱이나 피부등에도 같은 균으로 인해 발생한 백선(피부병의 일종)이 있는 것으로 보아발무좀이 다른 백선의 감염원(感染源)인 것으로 여겨지며주로 긁어서 전염된다”고 덧붙였다.
김홍식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 부회장은 “발질환으로 피부과를 찾은 환자 2만9,9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좀 환자 4명가운데 1명은 가족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아빠가 무좀에 걸리면 아이에게도 무좀을 옮길 수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좀 환자의 발에 기생하는 무좀균은 걸을 때마다바닥으로 떨어지는데 다른 사람이 밟으면 곧바로 피부에 들러붙어 버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목욕후나 수영장에서 나왔을 때 무좀균은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확률이 높다”고 말하고 “무좀 환자가 신었던 양말은 30%,환자가 신었던 신발은 15% 정도가 전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무좀에 관한 역학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계영철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무좀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열명중 네명이나 될 정도로 흔하다”면서 “발은무좀의 보금자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많은 사람이 고생하는 무좀 유형은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갈라지고 각질이 일어나는 것으로무좀의 초기증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발바닥에 좁쌀 크기의 물집이 집단으로 생기는수포형이 많다”면서 “물집은 끈적끈적한 노란 액체로 차있는데 건조되면 두꺼운 황갈색의 딱지를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포형 무좀이 생겼을 때 긁으면 이차감염돼 염증이 생기면서 진물이 나거나 붓고 아프게 된다.
그는 “발바닥전체에 걸쳐 피부의 각질이 두꺼워지며 균열을 형성하고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지는 무좀 유형은가려움 등의 자각증상이 없는 게 특징이며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애 서울 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는 “무좀 가운데 치료가 가장 어려운 골치 덩어리는 손·발톱 무좀”이라면서“무좀 환자가운데 10∼15%가 앓고 있으며 손·발 무좀에서 손·발톱 무좀으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고 손·발톱에 외상이 생긴 뒤 감염되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무좀은 손·발톱 끝이나 옆에서 시작해 점차 진행되면서 광택이 없어지고 두꺼워질 뿐만 아니라 색깔은 누렇게 되고 드물게 짙은 갈색이나 검은 색으로 변하기도 한다”고 증상을 설명했다.
무좀의 치료에 대해 의사들은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1∼2주 약을 바르면 가려움증이나 물집이 없어지고 감염된피부가 새 피부로 교체되는 6∼8주 동안 꾸준히 치료하면완치된다”고 입을 모은다.
증상이 심하거나 손·발톱 무좀일 경우는 먹는 약을 3개월 쯤 복용해야 낫는다.간 등이 나빠 약을 복용할 수 없을 때는 바르는 약으로 꾸준히 치료할 수밖에 없다.
심한 무좀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세균에 감염되면 발가락사이가 짓물러 악취와 함께 피가 나고 퉁퉁 붓거나 발바닥에 노란 물집이 생긴다.
고려대 안암병원 계교수는 “이때 세균이 혈액속으로 침범,혈관을 따라 올라가는 정맥염이생기면 다리 전체가 붓고걷지 못하게 되며 세균 덩어리가 심장혈관이나 뇌혈관을 막을 경우 입원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유상덕기자 youni@.
■ 무좀치료 민간요법.
민간요법으로 무좀을 치료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식초에 발을 담그는 것이다.
최근에는 소주나 식초에 지사제인 정로환을 타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마늘을 찧어서 붙이거나 뜨거운 백사장을 오래 걷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요법들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계영철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이에 대해 “득보다 해를입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식초는 산의 일종이기 때문에 1시간 쯤 발을 담그고 있으면 피부의 일부가 벗겨져 나가 가려움증과 물집을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계 교수는 “무좀균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에 기생하는 곰팡이이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통해 무좀이 깊이 침투하지않았을 경우 균이 상당히 제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따라서 “식초에 발 담가서 무좀을 해결했다”는 사람은 무좀이 얕은 곳에서만 서식했던 경우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이같은 치료는 무좀을 완전 제거한 것이 아니어서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김정애 서울 보라매 병원 교수는 “알콜 성분이 무좀균을소독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소주에 발을 담그면 시원한 느낌이 들면서 가려움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지지만 치료 효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마늘을 찧어 붙이면 가려움이 희석되고 모래 사장을걸으면 발을 건조시키는 효과가 있어 무좀이 약해지기는 하지만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간 요법은 균 자체를 죽이는 것이 아니어서 완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상덕기자
2001-07-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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