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황장엽訪美’ 마찰 조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1-07-06 00:00
입력 2001-07-06 00:00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서기의 방미 문제가 한·미 양국 외교 마찰의 불씨가 될 조짐이다.

정부는 5일 황씨의 방미에 대해 신변 안전을 이유로 사실상 불허했다.이에 대해 황씨를 초청한 미 의회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의회 차원의 결의문 채택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게다가 황씨는 4일 팩스를 통해 제시 헬름즈 미 상원의원,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크리스토퍼 콕스 하원 공화당 정책위 의장과 민간 단체인 디펜스 포럼재단의 수전 솔티 이사장 등에게 초청 수락의사를 밝히는 등 강한 방미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황씨는 미 국무부가 헬름즈 의원 등에게 “신변 안전문제를 조정하겠다고 공약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혀 미 의회 차원을 넘어서 행정부까지 깊숙이 개입돼 있음을 시사했다.

문제는 황씨가 탈북자 가운데 최고위 인사로 행보 하나하나가 향후 남북 관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인사라는 점.이러한 황씨에 대해 미 의회인사들은 우리 정부 입장은 아랑곳 않은채 방미를 일방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척 다운스 전 미 공화당 정책위 보좌관을 초청서 전달자로 보내는 등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하지 않고 황씨 면담을추진함으로써 우리측 당국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황씨가 서한에서 주장한대로 미 국무부가 그의 신변 문제에 대한 방안을 헬름즈 의원 등에게 이미 전달했다면 이는 대북 정책에서의 한·미간 협조 원칙을 어긴 것으로도 해석될수 있다.

특히 황씨 방미를 추진한 의원들은 현재 부시 행정부의 대한반도 강경 정책에 힘을 싣고 있는 핵심인사들이란 점에서사안은 자못 심각하다.이들은 황씨의 방미 중 활동이 상원주도권을 민주당에 넘긴 상태에서 대북 기류를 공화당으로흐를 수 있게 하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실제로 황씨 방미 문제는 지난해 11월 미국 의회 주변의 보수적 민간 단체로 오래 전부터 탈북자 문제를 추적해 온 디펜스포럼 재단이 세미나 연사로 초청하면서 시작됐다.



이런 정황으로 볼때 이들이 한국 정부에 대해 황씨 면담을요구하고 방미 허용을 촉구하는 의회결의안 채택을 추진할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이는 이달 중열릴 것으로전망되는 남북 당국간 대화및 향후 북미 대화재개를 앞두고한·미 양국간 정책 조율에서의 불협화음이 생길수 있음을의미하는 것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2001-07-06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