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율방학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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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5-12 00:00
입력 2001-05-12 00:00
4월 말부터 초·중·고교가 시도 때도 없이 자율방학을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일요일과 석가탄신일 사이에 낀4월30일을 쉬어 3일 연휴를 한 학교가 적잖았고,5월1일부터 5일까지 쉰 학교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1∼8일 계속해교문을 닫은 학교도 있다.그런데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전후해 다시 하루 또는 이틀 휴교하기로 한 초등학교가 서울 시내에서 40.3%나 된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서울 S초등학교는 4월30일과 5월8일을 쉬었고 오는 15일에도 임시휴교하기로 했다.그렇다면 이 학교 학생들은 4월28일부터 5월15일까지 열여드레 사이에 열흘만 등교하고 띄엄띄엄 여드레는 쉬게 된다.이 학교 말고도 이기간에 두세차례 임시휴교한 학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같은 징검다리 임시방학이 학생들의 체험학습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아이가 자율방학을 할 때마다 부모가 체험학습 기회를 마련해 주기는 어려우니 아이들은 집에서 하는 일없이 지내기 십상이다.게다가 맞벌이부부 비율이1995년 이미 40%에 육박한우리사회 현실에서,많은 아이들은 집에서 혼자 하루를 보내야만 한다.등교-휴교가 반복되는 상태가 학습 분위기 유지에 큰 지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없다.

며칠전 교육인적자원부는 자율방학을 예고없이 실시하거나,수업일수에 포함되는 체험학습일 등으로 변칙처리하지말도록 각급학교에 주의를 촉구했다고 한다.또 학교운영위원회와 사전에 협의해서 새 학년이 시작하기 전인 2월 말까지 방학계획표를 작성해 학부모들에게 반드시 통보하라고 지시했다.우리는 이같은 교육부 지적을 시의적절한 조치로 환영하며,이 기회에 각급 학교가 자율방학에 관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자율방학이 자칫 학생보다는 학교 편의 위주로 시행된다는 의혹을 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01-05-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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