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커뮤니티 엿보기/ “불쑥 들이민다고 당황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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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5-08 00:00
입력 2001-05-08 00:00
신문사 수습기간 동안은 진통제와 비타민C, 철분제를 섭취하면서 죽을 힘을 다해 버텼다.수습만 떼고 인간 대우를 받게 되면 생리휴가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바랐다. 그러나선배들은 아무도 생리 휴가를 쓰지 않았다.생리에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거의 별다른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여자 선배들이 대범하게 넘어가듯 정말 아무것도 아닌 증상이라면 왜 생리 휴가까지 만들었겠는가? 아무것도 모르는 총각선배들은 회식날 2,3차까지 따라가지않는다고 성화였다.(정말 진심으로 우리 사회부 선배들이올해 안으로 죄다 장가가기를 바란다.) 그럴때마다 ‘난 지금 생리 중이라서 피곤해요’라는 소리가 목에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곤했다.
그래서 어느날 자기전에 곰곰이 생각해 봤다. 계속 생리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살아갈 것인가?커밍아웃 할 것인가? 커밍아웃 하자니 사회부 선배들에게 미안한 것이 너무 많았다.
‘일손도 없는데 쉬겠다는 소리를 어떻게 하지? ’ ‘쉬기로 한 날 큰 일이 터지면 어떡하지?’ 등등.
그래서 이 문제를 평소 가까이 지내는 모 신문 여기자에게털어놓았다.그 여기자가 답했다.‘뭐가 어때? 난 생리 휴가써요. 송하씨도 쓰겠다고 그래.’결국 나는 이문제를 공론화 시켜 내 처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로 결정했다.
내가 안 하면 나 다음에 들어오는 여기자들도 똑같이 서럽고 아플 것 같았다.이제 다음달부터 말일쯤에는(25일에서 30일 사이로 예상됨) 하루 생리 휴가를 쓰겠습니다.부장,차장,그리고 선배들.....불쑥 들이미는 제 휴가원에 당황하지말아 주세요.
(전문 ▶kdaily.com)◆ 의견 쓰기.
■옳으신 말씀이십니다.하지만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우리사회가 그렇게 너그럽지만은 않은 것 같군요...
■세상은 남성과 여성이 존재합니다.태어난 자체의 환경을중요시해주고 차이점에 대해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할 것 같네요 ■꼭 필요한날 쓰세요....남자들이 생리휴가를 싫어하는 이유중의하나는 여자들이 연휴다음날이나 공휴일다음달 쓰는것 때문에...
■이기자님 너무 멋져뿌려요.꼭 생리휴가 쓰세요.저도 아직못쓰고 있는데 이기회에 저도.
■모든 신체적,생리적 문제는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공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요즘 모르는 남자도있나?■생리는 안하지만 남자들도 몇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컨디션이 극도로 나빠지는 날이 있다.우리에게도 유급휴가를달라~!!!![이송하 문화부 기자]
2001-05-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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