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프리덤 하우스’ 바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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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5-03 00:00
입력 2001-05-03 00:00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 보면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인쇄매체와 방송매체를 정치적 압력,법과 제도적 제약,경제적 압력,실질적 피해 등으로 나눠 매긴 평점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있다.인쇄매체의 정치압력 부문은 9에서 7로 낮아졌고 법·제도적 제약도 4에서 3으로 좋아졌다.언론의 외부적 상황은 크게 개선됐다는 결론이다.
인쇄매체에서 덜어낸 많은 지수는 방송매체의 경제적 압력 부문에서 거의 상쇄됐다.프리덤 하우스는 0이었던 지수를 2로 올리며 ‘언론인들이 기업적 이익과 관련해 스스로검열을 하고 있다’는 주석을 달았다. 언론이 사주의 경제적 이익이나 입장들을 고려해 왜곡내지 편파적인 보도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일찍이 인쇄매체에서 지적됐던 문제가 전이된 것이다.
족벌 신문들은 올해의 프리덤 하우스 평가를 보도하면서도 ‘스스로 검열’을 서슴지 않았다.신문매체의 ‘실질적피해’ 점수가 1점이 늘어난 것을 한껏 부풀려 북한측을일방적으로 매도했다는 항의와 함께 협박을 당한 사례를무용담처럼 소개하기도 했다.이라크와 함께 언론상황이 최악으로 분류된 북한과 다퉜다는 게 한편으로는 부끄러울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 남북화해라는 시대적 요구와 오버랩시켜 고려해야 될 사안이 아니었는지 묻고 싶어진다.
다른 족벌신문은 동료 기자가 보도 시점의 포괄적인 약속을 어겼다해서 일주일정도 기자실 출입을 정지당한 것을미화해 강조했는가 하면 언론인들의 ‘스스로 검열’ 대목을 아예 빼버린 채 세무조사 등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고폄하하기도 했다.
이쯤이면 한국 언론이 정면으로 맞서야 할 과제가 분명해진다.구시대적 잔재인 권력으로부터 자유가 아니라 소유로부터 신문의 편집권 독립이 시급하다는 사실이다.선진국은이미 20세기 초에 모두 해결한 과제다. 그뿐인가.언론인들도 자세를 새삼 추스려야 하겠다.‘사주의 기업적 이익과관련해 스스로 검열’을 단호히 거부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1-05-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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