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위 경찰노력 한순간 붕괴”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1-04-26 00:00
입력 2001-04-26 00:00
25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대민부서 근무 경찰관 초청 오찬은 경찰관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음에도분위기가 가라앉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대우자동차 시위 과잉진압 및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의 진퇴를 둘러싼 경찰대 동문회 성명서 파동 때문으로 여겨진다.

<시위문화 정착 및 경찰 대응>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대우차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거듭 유감을 표시하고재발방지를 당부했다. 김 대통령이 “일부에서 순간적이나마 잘못으로 경찰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것을 알고 있다”면서 “경찰이 아홉 가지를 잘하고 한 가지를 잘못하면 국가전체에 누가 된다는 것을 마음 속에 새겨야 한다”고 강조한 게 그것이다.“국민들은 경찰이 문제를 일으키면 걱정을하게 된다”고 주의를 준 데서도 김 대통령의 속내를 읽을수 있다.

오찬 자리에 배석한 이근식(李根植) 행자부장관과 이 경찰청장도 각오를 새롭게 했다.이 행자부장관은 “최근 평화적시위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오던 경찰이 과잉 진압사태로국민을 실망시켰다”면서“뼈를 깎듯 쌓은 노력이 한순간무너진 것 같아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그러면서 “폭력을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자성(自省)했다.

이 경찰청장도 “대우차 사태를 교훈삼아 앞으로는 국민의인권을 보호하면서 평화적 시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경찰청장 진퇴여부=김 대통령은 일선 경찰관들과 함께한 자리 때문인지 이 청장 주변에 대해서는 일절 얘기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 안에서도 해석이 다소 갈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일단 이 청장을 신임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앞서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과 박준영(朴晙瑩) 대변인 등도 “대우 문제는 국제적 문제로 신중하게 생각할필요가 있다”며 경찰청장의 진퇴여부는 논의 대상이 아님을 내비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청장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경찰 내부 사정을잘 알고 있는 김 대통령이 언급을 하지 않은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 대통령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고(長考)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어쨌든 김 대통령이 이 청장을 청와대로 불러 단독 접견을할 때 그에 대한 확실한 ‘신임’을 점칠 수 있을 것 같다.

오풍연기자 poongynn@
2001-04-26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