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휴대폰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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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4-14 00:00
입력 2001-04-14 00:00
■극도의 내수부진 올 1ㆍ4분기 국내 휴대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518만대의 절반인 269만대에 불과했다.휴대폰 보조금 폐지와 시장 포화로 판매 수요가 줄어든 데다가 경기 위축까지 겹친 탓이다.특히 최대 ‘고객’인 SK텔레콤이 오는 6월 말까지 시장점유율을 50% 이하(신세기통신 포함)로 낮추기 위해 판촉을 중단,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업체들은 수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지만 전세계적인 경기 악화로 이또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품업계도 최악 휴대폰 부품제조업계는 내수시장 악화와 유럽 시장 부진 등 2중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특히국내외 휴대폰 완제품 생산업체들이 지난해 5억대 이상 분량의 부품을 사두었지만 실제 생산·판매대수는 4억대에불과,업체별로 부품 재고까지 쌓여있는 상황이다.신모델휴대폰 출시도 급격히 줄었다.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대부분 휴대폰 부품 공급업체들의 올 1·4분기 매출실적은지난해 동기대비 60∼70%에 머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부품업체 관계자는 “완제품 생산업체들의 재고가 1·4분기에 소진돼 4월부터는 신규 주문이 발생할 것으로 보았지만재고 소진이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마찰 한중간 마늘분쟁의 불똥은 국내 휴대폰 제조업계로 튀었다.중국은 최근 “한국이 중국산 마늘을 당초 약속한만큼 수입하지 않았다”며 시정하지 않으면 한국산 휴대폰 등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해왔다.지난해국산 휴대폰의 중국 수출액은 1,200만달러.그러나 올해 5,000만달러로 예상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입금지가 이루어질 경우,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중국 수출물량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홍콩 경유분을 포함하면 지난해 수출액만 해도 1억2,000만달러에 이른다.
업계는우리나라 정부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정부가 마늘분쟁의 부담을 업계에 지우려는 움직임을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산업자원부는 중국의 요구를 들어주되 부담은 직접 수혜를 입는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승택(梁承澤) 정보통신부 장관은 중국과 몽골을 방문하기 위해 14일 출국한다.CDMA(코드분할다중접속)휴대폰 수출지원이 1차 목표다.더 보태 마늘분쟁에서 불거진 휴대폰금수 문제도 함께 논의할 것인지 주목된다.
■SKC 가세 SK 계열사인 SKC가 새로 휴대폰 제조업에 뛰어들었다.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시장이 줄어든 가운데 신규사업자까지 새로 나타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SKC는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레텍과 제품 공급계약을 맺고 다음달부터 천안공장에서 휴대폰을 월 3만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2001-04-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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