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자존심 싸움’ 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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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4-09 00:00
입력 2001-04-09 00:00
먼저 조종사 및 기체 즉각 송환이라는 강수를 내밀었던 미국이 유감표명등으로 태도를 누그러뜨려 협상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는 게 워싱턴 외교·군사 분석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첸지천(錢其琛) 중국 부총리의 사과 요구와 관련,“미국의 대응은 승무원 석방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첸 부총리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삼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연달아 중국에 대해 승무원과 기체의 즉각 송환을 요구하며 기세 등등했던 때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지난 4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 이어 5일 부시대통령이 중국 조종사 실종에 대한 유감을 연달아 표명할때부터 미국이 현실적인 방향으로의 자세전환을 시작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도 첸 부총리를 통해 미국의 사과를 재차 요구했지만끝내 공식적인 사과를 얻어내려면 적지 않은 희생을 치러야한다는 것쯤은 계산에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식 사과요구는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협상 전략으로비쳐지고 있다.
미협상팀에게 억류중인 승무원들과의 면담을 계속 허용하고 면담 분위기도 중국 당국의 배석자 없이 자유롭게 해준것도 중국측의 자세변화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베이징에서 외교적 회담이 이뤄지고 대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해 협상 타결에 대한조심스러운 낙관을 숨기지 않았다.메리 컨트리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도 “승무원들이 조속히,그리고 안전하게귀환할 것으로 믿는다”며 낙관론에 동조했다.
미측 고위 행정부 관계자들은 양국이 이미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 문안의 초안을 교환했다고 밝히고 머잖아 부시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최종 문안을 제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공동 문안에는 중국 조종사 사망에 대한 미국의 유감 표명과 양국의 견해를 교환할기구의 설치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안내용은 현재 부시 대통령과 장 주석이 직접 검토하는단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번 주중 어떤 식으로든 구체적인 협상의 가닥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최철호·베이징 김규환특파원 hay@
2001-04-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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