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합의1년’ 당시주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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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4-09 00:00
입력 2001-04-09 00:00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1주년을 맞은 8일 박지원(朴智元)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은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서울 근교 산에 올랐다.

합의를 성사시킨 주역으로서 할 얘기가 많을 텐데도 말을극도로 아끼고 있다.기자들의 이런 저런 질문에는 훗날 얘기할 때가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양해를 구한다.별도의 기념행사를 갖지않고 지난 6일 당시 회담을 성사시킨 관계자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회고담을 나눈 게 전부다.

박 수석의 ‘몸 낮추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우선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자신을 재신임한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들과의 관계를 고려해서다.

“잘 나가다가도 떨어질 때가 있더라.잘 나갈 때 조심해야한다”며 혼잣말을 하고 있는 데서도 그의 향후 행보가 엿보인다. 대신 업무를 챙기는 데는 빈틈이 없다.

청와대에 재입성한 그는 ‘사명감’,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충성심’,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 ‘자신감’을 신조로 삼고 있다.이는 자신에 대한 다짐이자 비서실 전 직원에 대한 당부이기도 하다.

박 수석은 문화관광부 장관 재임시절이던 지난해 3월 15일김 대통령으로부터 대북특사임무를 부여받았다. 그가 특사밀명을 받은 것은 통일부장관 등에 비해 노출 우려가 적은데다 김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 때문이었다.

그는 3월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송호경(宋浩景) 조선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처음 접촉했다.이어 같은 달 22일베이징으로 건너가 우리 입장을 최종 전달했고, 4월 8일 베이징에서 송 부위원장과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이다.그는 그뒤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했고,우리측 언론사 사장방북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의 이같은 경력으로 야인시절일 때는 물론 지금도 남북문제에 관심을 갖는 미·일 정부관계자들이 국내를 방문하면 반드시 자문을 하기도 한다.특히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경우,그와의 면담은 필수코스가되어왔다.

오풍연기자 poongynn@
2001-04-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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