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어허, 牛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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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4-07 00:00
입력 2001-04-07 00:00
봄이다.꽃피는 계절이다.들에는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오른다.부지런한 농부는 쟁기를 지고 들로 나간다.이제 보리밭사이로 “이랴 낄낄” 소 몰아 밭갈이하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60∼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농촌에서는 흔히 볼 수있는 풍경이었다.그러나 이제 그런 정경을 찾아보기는 쉽지가 않다.농가 한집 건너에 있던 소들은 힘겹게 일하는 대신편안하게 주는 사료나 먹으며 사육되고 있다.

오랜 세월 소는 인간의 밭일이나 논일,짐나르는 일 등을묵묵히 도와주면서도 사람들을 원망해본 적이 없다.살아서는 사람들을 돕고 죽어서는 또 먹을 것이 되어주었다.쉬는동안에는 크고 순박한 눈을 꿈벅이며 먼산이나 바라볼 뿐이었다.이같은 소의 살신성인 때문에 불교에서는 소를 ‘보살도(菩薩道)’의 전형으로 보고 있다.소의 보살행을 본받으라고 강조한 남천보원(南泉普願)선사는 죽은 후 소로 다시태어나겠다고 했다.그런데 소는 요즘 공포의 대상이다.광우병 때문이다.소에게 동족의 내장 등을 사료로 먹인 인간의탐욕 때문이라고 한다.어허,소님(牛公)!박찬 논설위원
2001-04-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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