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生態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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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3-27 00:00
입력 2001-03-27 00:00
남도지방의 민담 한토막.

[복만이는 나무를 하고 그의 아내는 베를 짰다.위인이 물정에 어둡고 한량 없이 좋기만해 제 값을 못 받았고 그나마 “다음에 줄께” 하면 그만이었다.그러다 보니 늘 가난을 못 면하고 살았지만 아내는 불평하는 법없이 물배를 채워가며 베를 짰다.어느 추운 겨울날,복만이가 명주를 팔러갔다 허탕 치고 오는데 나무들이 산비탈에서 떨고 있었다.안스러운 생각이 든 그는 명주로 나무들의 밑둥을 감아주었다.이 나무를 감아 주고 나면 저 나무가 측은하고,그러다 보니 명주 한필이 동이 나버렸는데….마침내 감동한팔도 목신(木神)들이 마음씨 착한 복만이네를 큰 부자로만들어 주었다.] 우리 조상들은 제비 다리를 고쳐준 흥부,나무에 옷을 입혀준 복만이가 복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승해 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나무들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는 ‘생태맹(生態盲)이 되었다.‘컴맹’은 자신의 생계만 위험하게 하지만 생태맹은 모두의 생명을 위험하게 한다.

김재성 논설위원
2001-03-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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