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수능’ 교육현장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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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3-22 00:00
입력 2001-03-22 00:00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능시험이 최소한의 변별력은 갖춰야겠지만 난이도가 갑자기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교사들은 “보충수업마저 금지된 마당이라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이러다가공교육이 완전히 붕괴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인천 신명여고 3년 강지원(姜智遠·18)양은 “올해부터수능시험은 ‘대입 자격시험’정도로 비중이 적어질 것이라고 지난 몇년 동안 당국이 되풀이해 천명했었다”면서“그런데 수능시험이 크게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니 어떻게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광신고 3년 문진영군(18)은 “지금 수학과목만 과외를 받고 있는데 다른 과목도 과외를 받거나 학원이라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더 불안하다.고3 딸을 둔학부모 김형순(金亨順·43·서울 동작구 사당동)씨는 “입시정책이 이처럼 오락가락하니 혼란스럽기만 하다”면서 “과외를 더 시켜야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서울 영동고 이완형(李完珩·53·3학년 부장) 교사는 “5월부터 있을 수시모집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모의고사와 자율학습·보충수업이 모두 금지돼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은 결국 과외나 학원 등 사교육에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지난해 하향 지원해 대학에 합격한 대학 신입생들이 대거재수전선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관리실장은 “수능시험에 등급제가적용되더라도 영역별 점수를 따로 요구하는 대학이 많아수능의 비중은 도리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재수생들은 내신 등에 부담을 느끼지 않으므로 ‘대학생 재수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서울대 유영제(劉永濟)입학처장은 “지난해 수능이터무니없을 정도로 쉽게 출제된 탓에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는 것으로 보이나 변별력을 갖게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수능 등급제 도입으로 동점자가 양산될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집정원의 2∼3배수를 뽑는 1단계전형에서는 동점자 전원을 합격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영우 안동환 이송하기자 anselmus@
2001-03-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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