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활동가 ‘성공시대’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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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3-14 00:00
입력 2001-03-14 00:00
18일 오후 10시35분 방영될 MBC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는NGO(비정부기구) 활동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지난 97년11월부터 150여명의 성공스토리를 소개해왔지만 NGO 활동가를 다루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주 출연자는 바로 송보경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소시모) 대표.83년 소시모 창립회원으로 참여한 뒤 줄곧 소비자들의 권리를 대변해온 소비자운동의 산증인이다.도수높은 안경,어눌한 듯 하면서도 치밀한 언변으로 각종 토론프로에 나와 따져대는 그녀를 많은 사람들은 ‘깐깐한 운동가’로 기억한다.

‘성공시대’는 그동안 땀과 눈물을 딛고 선 이들의 감동체험담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면서도 “돈 많이 벌고 유명하면 성공한거냐”“대체 성공의 기준이 뭐냐”는 비판도받아왔다.

연출을 맡은 경력 17년차 이현숙 PD는 ‘성공시대’팀에 합류한지 1개월밖에 안된 ‘새내기’다.이 PD는 송보경 대표를 데뷔작 출연자로 고른 이유로 “성공이 개인적으로만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의미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송 대표는 나름의 철학과 소신을 갖고 우리나라 소비자운동의 위상을 한차원 높이는데 기여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여대 교무처장이자 생활교육부 교수로 재직중인 송 대표는 83년부터 소시모 창립회원으로 참여하다 95년 회장에취임했다.무남독녀 외동딸로 현재 20평 서민아파트에서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그녀가 소비자운동에 투신하게 된 동기는 ‘배운 자의 책무’때문이라고.많이 배웠다는 건 힘도 기득권도 아닌 사회에진 빚이라는 그녀는 “교수의 벌이로 20평짜리 집이면 충분하다.앞으로 더 많은 것을 사회에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11월 송보경 대표는 국제소비자기구 부회장으로도선출됐다.환경호르몬,유전자 조작식품,에너지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국제관계 속에서 소비자운동을 펼쳐왔던 게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조그마한 시민단체가 정부,대기업,미대사관 등을 상대로 벌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식 싸움’에서 그녀는 수많은 승리를 얻어냈다.치밀한 검증작업과 UN,영국의회 등에서 얻어낸 공신력 있는 자료가 완벽히 갖춰져야 싸움을 시작하는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내 일은 따지고 싸우는 일이지만 내 삶은 부드럽다”는송 대표.만약 소비자운동이 아니었다면 글을 쓰는 작가가됐을 것이라고 귀띔하는 그녀는 바쁘게 살다보니 아직 미혼이다.“커피 잘 끓여주는 사람 나타나면 결혼하겠다”며 소녀같은 웃음을 짓는다.

허윤주기자 rara@
2001-03-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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