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유명세’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1-03-12 00:00
입력 2001-03-12 00:00
사람이면 누구나 유명해지고 싶은 욕구가 있다.그리고 정당한 노력을 통해 명성(名聲)을 얻는 것을 굳이 깎아내릴 이유도 없다.그러나 명성에는 이른바 ‘유명세’가 대가로 따른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의 ‘도편(陶片)추방제’에 얽힌 에피소드 한토막.어느 해 도편추방 투표장에서 거물 정치인 아리스티데스에게 어떤 사내가 다가와서는 도자기 파편을내밀었다. “전,글씨를 쓸 줄 모릅니다.여기에다 ‘아리스티데스’라고 좀 써주시겠습니까?” 아리스티데스가 물었다.“그 사람이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소?” “아뇨.전 그 사람을 본 적도 없어요.다만,그 사람 훌륭하단 말을 너무 많이들어서 이젠 진절머리가 납니다.” 아리스티데스는 미소를지으며 자신의 이름을 써줬고,결국 그는 추방당했다.유명세치고는 너무 비싸게 치른 셈이다.



당초 도편추방제는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독재성향의 정치인을 추방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그러나 시행과정에서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 이 제도 자체가 폐지되고 말았다.

장윤환 논설고문
2001-03-12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