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돈세탁방지법 처리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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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3-10 00:00
입력 2001-03-10 00:00
대표적 개혁입법으로 추진돼온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처벌에 관한 법률’,이른바 돈세탁방지법이 9일 국회 통과에실패했다. 여야간 이견에 더해 국회 본회의 의결정족수 미달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가 한몫 했다.

[법안심의 안팎] 본회의에 앞서 법안을 최종 심의한 법사위는 이날 온종일 엎치락뒤치락했다.오후 2시에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치자금을 법 적용대상에 포함하는문제를 놓고 공방을 거듭했다. 민주당측은 정치자금을 제외한 정부안을 수용할 것을 한나라당에 요구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도 한나라당은 당론을 정하지 못해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상황은 오후 4시에 첫 변화를 맞았다.법사위원장인 한나라당 박헌기(朴憲基) 의원이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숙의 끝에‘정치자금 포함-탈세자금 제외’라는 수정안을 제시, 민주당의 동의를 얻으면서 한때 법안 심의가 급류를 탔다.그러나곧이어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상황이 다시 반전됐다.

안상수(安商守) 의원 등 5∼6명의 의원들이 “정치자금을 포함하는 대신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선것이다.안의원은 “정치자금을 마약범죄 수익과 동등시할 수는 없다”며 정치자금 제외를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부랴부랴 다른 수정안을 마련,민주당에 제시했다.‘금융기관이 금융정보분석원에 ‘이상자금’을신고할 때 거래 당사자에게도 통보한다’는 내용을 담자는것이다.그러나 민주당측은 “피의자에게 도망가라고 알려주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반발,밤 늦도록 진통을 겪었다.



[본회의 무산 안팎] 상황이 급변하자 민주당 이상수(李相洙)·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 총무는 긴급회담을 갖고 절충점을 모색한 끝에 본회의 연기를 결정했다.정총무는 “시한이정해진 안건이 아닌 만큼 충분한 심의가 바람직하다”고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그러나 실제로는 의결정족수를 채우기힘들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도 총무회담 직후 “의결정족수를 넘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는 전체 133명 가운데 66명 정도만 참석했다.민주당도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대구행(行)에 동행한 의원 10여명이 이날 밤귀경하는 등 상당수 의원이 국회를 비운 것으로 파악됐다.

진경호기자 jade@
2001-03-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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