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제대로 다룬 기독교영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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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3-02 00:00
입력 2001-03-02 00:00
해방후 개신교와 가톨릭을 주제로 한 영화의 절반 이상이주요 인물의 전기나 순교를 소재로 삼았으며 대부분 주인공의 영웅적 측면에 집중함으로써 대중과 신자 모두에게서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광철 한신대 교수(종교문화학)는 최근 논문 ‘한국 개신교 영화의 회고와 전망’‘한국 가톨릭 영화의 회고와 전망’등 두 편에서 해방후 제작된 개신교 관련 영화 33편,가톨릭 관련 영화 16편을 분석했다.신교수는 그 결과 종교 위인의 전기·순교를 소재로 다룬 영화가 개신교 영화는 18편,가톨릭 영화는 10편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개신교와 관련해서는 신앙의 힘으로 고난을 극복한 영화 5편,기독교적 가르침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통해 기독교적 진리를 입증하는 내용 4편,기독교와 무속의 갈등을 다룬 작품3편,기독교 비판 성향의 작품 3편이었다.가톨릭 관련은 전쟁중 신앙의 정체성을 모색한 영화 2편,수행의 세계에 담겨진의미를 탐구한 영화 2편,타종교와의 만남을 모색한 영화 1편,본격적인 역사영화 1편 등이다.

신교수는 종교영화의다수를 차지하는 전기영화의 경우 전반적으로 특정한 인물에 초점을 맞춰 폭넓은 이해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특정인물을 지나치게 영웅시해 오히려 관객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역효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신앙과 관련된 내용에서도 개신교쪽에서 주로 다룬 ‘신앙의 힘’을강조하는 작품들은 준비·제작 과정이 충실하지 못해 신앙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했으며,한국전쟁 중 신앙의 정체성 문제를 많이 다룬 가톨릭 영화도 종교보다는 반공영화의 영역에속해 이데올로기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계를 갖는다고분석했다.

신교수는 “전기영화에서 인물에 다양성을 기하고,영웅적묘사보다는 세밀한 심리묘사를 통해 영성적(靈性的)함의를좀 더 부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또 “단순한 신앙적 교훈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신앙 대중의 영성현실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2001-03-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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