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 ‘시각장애인 체험 식당’
수정 2001-02-03 00:00
입력 2001-02-03 00:00
칠흑같은 식당안,종업원과 손님들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접시의 반짝임도 느낄수 없다. 종업원들은 유리컵의 물이 얼마나 찼는지를 손끝에 느껴지는 무게로 알아낸다.메뉴판은 아예 없다.빈 포크를 연신 입으로 가져가고,빵을 스테이크 소스에 찍어 먹는 손님들.‘밝은 세상’에선 얼굴이 빨개질 탈 에티켓이 여기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각장애인 체험 식당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취리히의 죄르그 스필만 목사.자신도 시각장애인이다. “일반인들이 시각 장애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밥을 먹고’‘상을 차려주는’식당일 수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식당 운영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식당 내부의 빛 차단.빛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주방에서 만든 음식은 특수 관을 통해 종업원들에 보내진다.음식 메뉴수는 3가지 코스요리뿐이다.가짓수가 많을 경우 ‘앞이 보이지 않는’종업원들이 주문한 음식을 구분할 방법이 없기 때문.손끝 감각을통해 접시 모양을 구분,어떤 음식인지 구분한다.
변호사이면서도 이 식당 야간 종업원으로 일하는 헬렌이란 여성은 “손님과 종업원들이 이곳에서 찾아낸 보석은 바로 그들(시각장애인)의세상과 우리(정상인)의 세상이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일 것”이라고 말한다.
김수정기자 crystal@
2001-02-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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