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 정말 믿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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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1-18 00:00
입력 2001-01-18 00:00
정초(正初)를 앞두고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떡집만은 아니다.이때는 또한 ‘점쟁이’들의 대목.한해의 토정비결을 보기 위해 용하다는 점집앞에 길게 늘어서는 ‘사모님들’ 대열은 어느새 명절 풍속도의 하나가 돼버렸다.

SBS ‘문성근의 다큐세상-그것이 알고싶다’는 20일 오후10시50분 설특집 ‘사주팔자,어디까지 믿어야 하나?’를 통해 사주풀이 대해부에 나선다.

제작진의 설문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52%가 점을 본적이 있으며 사주풀이를 믿는다는 응답도 40%나 됐다.인간은 태어나는 연 월 일 시에받은 우주의 기운으로 운명이 결정된다는 게 사주풀이의 골자.일부역학자들은 풀이만 제대로 하면 누구의 미래든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사주를 연구하는 대학원 과정이 생겨나고 사주와 건강,사주와 재력의 관계를 규명하려는 과학자 모임까지 만들어지고 있는게 현실.

그렇다면 사주는 과연 믿을만한가.제작진은 신통력있다고 소문난 점쟁이들을 동원,‘블라인드 테스트’(사전지식이나 선입관 없이하는테스트)를 시도한다.우리나라 한 여성 CEO(경영최고책임자)와 유명강사 정덕희씨 사주풀이를,신원을 밝히지 않은채 의뢰했다.그러자 역학자 연령대에 따라 판이한 해석이 내려졌다.젊은층에선 왕성한 사회활동으로 자아성취를 이룰 것이라는 긍정적 풀이가 압도적이었던 반면,노년 역학자들은 ‘대가 세다’‘이혼할 팔자’ 등등 부정적 진단을내렸다.

그런가 하면 결혼을 앞둔 최씨와 정씨 커플은 사주의 최대 희생자다.

예비며느리 정씨가 찾아갔을때 “궁합이 너무 좋다”던 한 역학자.우리나라에서 가장 잘본다는 이 역학자는 그러나 시어머니 자리에는 “최악의 궁합”이라는 뒤집힌 풀이를 들려줘 한 커플의 미래에 암운을 드리웠다.이밖에도 같은 사주로 판이한 운명의 길을 걸어간 쌍둥이사례도 제시된다.

사이비 사주학자가 너무 많다는 것은 역학계 안에서도 인정하는 일.

때문에 점집 한번 갔다왔다고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라고 제작진은 전한다.

비록 인간운명의 기본틀은 정해져 있다 해도 구체적 양태는 환경과인간의 의지로 충분히 변화할수 있다고 역학자들도 입을 모은다.그렇기에 삶의 그토록다양한 양태가 가능하다는 것.결국 사주란 인생에서 만날수 있는 불의의 가능성에 미리미리 대비하라는 경고 사인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는게 제작진의 결론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2001-01-1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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