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訪中/ 이모저모
수정 2001-01-17 00:00
입력 2001-01-17 00:00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설은 15일부터 베이징과 서울 외교가에 나돌기 시작했다.방중설은 그가 새해 첫날 평양의 금수산궁전 참배 이후공식행사에 일절 참석하지 않은데다,15일 그가 탄 열차가 북·중 국경지역인 단둥(丹東)을 통과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증폭됐다.
방중 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은 16일 오전.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삼엄한 경비 속에 15일 열차로 단둥을 통과했다”고밝혔다.16일 상하이 푸둥 지구에서는 김 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대의 차량이 깃발을 달지 않고 상하이 국제컨벤션센터 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목격됐다.이 건물 주변에는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김 위원장의 극비 방중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외교부와 중국주재북한 대사관에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기자들과 각국 외교관들로북적댔다.그러나 외교부 당국과 북한 대사관측은 시종 “모른다”고일관,사실을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애를 태웠다.
한 서방 외교관은 “중국 관리들이 답변은 하지않고 알아볼 수 없는몸짓만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방 및 아시아 외교관들은 중국 관리들의 태도로 볼 때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믿을만한증거도 없고 그렇다고 헛소문으로 일축할 수도 없다면서 중국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비난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5월에도 김 위원장의 방문이 다 끝날 때까지 사실을 비밀에 부치는 등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했다.단둥의 철도당국관계자는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가 국경을 통과했느냐”는 질문에“그것은 국가의 1급 기밀사항”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탑승한 열차는 정확히 15일 오전 6시(한국시간 오전 7시) 중국 국경을 통과했다고 귀띔했다.
●상하이 시정부 외사판공실의 한 관리는 김 위원장이 상하이에 머물고 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라고 확인해 줬으나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17일 밤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쉬쾅디(徐匡迪) 상하이 시장 주재 외신기자 만찬은 취소됐다.김 위원장이 이날 밤 상하이 대극장에서 특별공연 관람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수행자들 중에는 지난해 5월 방중 때 따라왔던 북한의경제담당 관리들 및 당·정·군 고위 관리들이 포함됐다.김 위원장의방중에 따라 중국공산당 고위 관리들은 사전준비를 위해 토요일인 지난 13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상하이로 내려갔다. 중국 정부의 소식통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해 5월 방중 이후 개혁·개방지역이자공업지대인 상하이와 선전 등을 가보고 싶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소식통들은 방문 일정상 김 위원장이 선전과 다롄은 가지 않고 19일 상하이를 출발,베이징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북한 관리들은 상하이 등지의 시찰이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으며,시찰 도중 공개되는 것도 꺼리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외신종합 khkim@
2001-01-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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