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작’ 첫 배상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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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2-06 00:00
입력 2000-12-06 00:00
서울고법 민사12부(부장 吳世彬)는 5일 “작전세력의 주가조작으로투자 손실을 입었다”며 대한방직에 투자한 유모씨 등 21명이 LG화재해상보험과 제일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피해액의 50%인 2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원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들은 대한방직의 주가가 97년 11월에 하락한 것은 IMF사태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하락 폭이 다른 주가보다 큰데다 하락 시기가 작전이 끝난 시기와 일치해 피고들의 시세조종이주가하락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들에게도 투자기업의 가치를 잘못 판단해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을빨리 처분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원고측의 과실을 50% 인정했다.
재판부는 주가조작에 따른피해액 산정 기준으로 원고들이 주장한‘매수가격과 시세조종이 없었다면 형성되었을 가격의 차액’을 받아들였다.이는 미국식 기준으로 지금까지는 매수가와 매도가의 차액을피해액으로 인정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주가가 수시로 바뀌는 점 때문에 ‘시세조종이 없었다면 형성되었을 가격’을 작전기간을 제외한 기간 중 최고가로 인정,배상액은 줄었다.
즉,대한방직주를 97년 11월에 주당 14만원에 산 원고들은 작전세력이시세에 개입하기 직전 주가인 7만3,000원(97년 1월)을 기준으로 차액을 계산해 피해액 8억5,600만원을 산정했다.이와 달리 재판부는 94년부터 올해까지의 주가 중 최고가인 10만2,000원(96년 11월)을 기준으로 4억2,000만원의 피해액을 산출했다.
원고측 김창문(金昌文)변호사는 “작전세력을 형사상으로만 처벌하던 관행이 깨진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러나 “원고 과실을 50%나 인정한 것은 법원이 여전히 주식시장을 투기시장으로 간주한 것”이라면서 “피해산정 기준 주가인 10만2,000원도 사실상 주가조작과 무관치 않아 피해배상액이적다”고 덧붙였다.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과똑같은 경우로 14명의 주주가 이미 소송을 제기했고 결과를 낙관한다”고 밝혔다.이번 판례에 따라 다른 종목의 시세조종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도 소송을 내 승소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LG화재해상보험과 제일은행은 97년 초부터 11월 말까지 대한방직 주식의 시세를 조종,주가가 97년 6월 16만원까지 올랐다가 같은해 12월2만원까지 떨어졌다. 원고측은 대한방직의 주가가 오르던 97년 11월주당 14만원에 주식을 산 뒤 곧바로 작전세력이 빠져나가는 바람에주가가 폭락,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형사소송도 제기해 LG화재해상보험 투융자팀장 박모씨 등이 2,0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민사소송 1심에서는 “대한방직의주가하락과 시세조종 간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2000-12-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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