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금 경제를 볼모 잡을 때인가
수정 2000-11-21 00:00
입력 2000-11-21 00:00
여야는 당초 40조원의 추가 공적자금 조성안을 23일 통과시키기로잠정 합의했지만,검찰탄핵안을 둘러싼 가파른 대치로 정상 처리가 상당 기간 힘들 것이란 소식이다.국회가 이달 말까지 공적자금 추가 조성안에 동의해 주지 않으면 2차 기업·금융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것이란 점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기업·금융구조조정이 늦어질경우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이고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엄청난 자금난에 빠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구조조정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하면 기업의 줄도산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중 부실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뒤 내년부터시행하는 예금부분보장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국회 파행으로이마저도 물거품 위기에 놓여 있다.뿐만 아니라 재벌의 부당 내부거래 차단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좌추적권 시한연장 관련 법안과변칙적인 상속·증여 과세 강화에 관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등 30여개 경제관련 법안의 국회처리도 늦어질 전망이다.이번 사태로 인한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질 수밖에 없을 것이니 참으로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고 경제는 경제대로푸는 것이 백번 옳다고 본다. 따라서 국회는 정경(政經)분리 원칙에입각해서 공적자금 추가 투입과 예산안 심의·처리 등 민생현안 처리를 위한 경제분야의 부분 정상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그것이 나라경제의 파탄을 막고 더 많은 실업자가 길거리로 내몰리는 것을 예방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경제현안을 풀려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경제회생을 위한 구조조정이나 민생문제까지 정치적 인질로 삼는다면 이는 차기를 노리는 수권정당의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공적자금 조성안에 대한 동의가 늦어져 경제위기가 현실화할 경우한나라당이 상당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경제현안을 내팽개치고 매사를 정치이슈화 하는인기몰이식 정치가 언젠가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민주당도 한나라당이 공적자금 추가 조성안과 새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도록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2000-11-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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