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시사회
수정 2000-10-27 00:00
입력 2000-10-27 00:00
진심으로 사랑하는 케이트를 만나기까지 듀스를 거쳐가는 여자들은하나같이 정상에서 비켜나있다.뚱보,욕쟁이에 발작환자까지.폭소를유도하는 장면장면이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가벼워 부담없다.할리우드의 단골메뉴로 부상한 ‘화장실 유머’가 엽기코미디 냄새까지 강하게 피운다.마이클 미첼 감독 데뷔작.
화장실 유머 정도가 엽기축에 끼냐고 반문한다면,또 한장의 카드가있다.‘매트릭스’의 상상력과 ‘세븐’의 지적 논리에 SF판타지까지 가미된 더 셀(The Cell·28일 개봉).낯설고 엽기발랄한 접근을 좋아하는 N세대 감수성에 제대로 어필할 듯하다.누가 살인범인지를 가리는 과정에 초점을 두지 않은 건 눈에 띄는 기발함이다.처음부터 범인은 혼수상태로 누워있고,미모의 심리학자 캐서린(제니퍼 로페즈)이 40시간안에 마지막 희생자를 구출하기 위해 범인의 무의식을 들락거리며 미로탐험을 한다.
이런 독특한 설정 덕분에 영화는 심리스릴러쪽에 훨씬 더 가까워졌다. 아버지의 학대로 겁에 질린 열살짜리,극도로 정서불안한 살인마,세상을 군림하려는 악의 제왕 등 범인은 수수께끼처럼 다른 자아를드러낸다.의식의 흐름을 더듬는 까닭에 까딱 한눈팔다가는 이야기 얼개를 놓칠 수 있다는 점,유념하자.새하얗게 표백된 시체,살갗에 갈고리를 걸어 매다는 장면 등에서는 엽기의 극단을 보는가 싶다.한편 캐서린이 무의식세계로 들어가는 갈피갈피에선 미술구도를 살린 몽환적화면이 무척 인상깊다. 이유가 있었다.감독은 나이키,코카콜라 CF를 만든 타셈 싱.
황수정기자
2000-10-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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