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금고 前직원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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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0-26 00:00
입력 2000-10-26 00:00
서울 동방상호신용금고는 지난해 10월 이후 이달 초 불법대출이 적발될 때까지 한번도 감사를 받지 않았으며 지난 6월 ‘불법 대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담당 직원들의 말을 묵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또 이경자(李京子)씨가 사실상 이 회사의 오너로서 전권을 휘둘러 왔다.

이 같은 사실은 25일 이 회사에서 최근 퇴직한 전직 직원의 증언을통해 확인됐다.이 직원은 지난 6월 금감원 불법 대출 적발 이전에 “문제의 대출(차명대출)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다 인사 불이익을 당한 뒤 퇴사했다. ◆올들어 감사를 받은 적이 있나=대주주가 바뀐 지난해 10월 이후 이달 초까지 한번도 없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대주주가 바뀌면 의례적으로 감사가 나왔는데 이상했다.올초부터 ‘감사계획이 잡혀있다,준비해라’는 지시는 여러차례 받았지만 실질적으로 감사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근무하면서 불법 대출의 징후를 알았나=올들어 여러차례 차명대출등 이상징후를 발견하고 대출을 줄이거나 취소시켜야 한다고 건의했다.하지만 모두 윗선에서 묵살됐다.

감사실에서도 여러차례 이상하다는 건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지난 6월에는 대부계 과장의 제안으로 여신통제위원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유명무실했다.이곳에서 바른말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바른말 하다 인사에 불이익을 당한 사람도 있다.

◆실질적인 오너는 누구인가=이씨가 실질적인 오너다.이씨는 회사 12층에 사무실을 차려 놓고 매일 출근했다.이씨의 사무실에는 항상 채무를 연기하려는 채무자들로 북적됐다.정현준씨는 얼굴 한번 본 적없다.

◆이씨가 연관된 다른 금고는 있나=금고의 대출이라는 것이 뻔해 연관이 있을 수 있다.내가 알기로도 S금고,H금고 등 4곳 정도가 대출에 관여 했을 것이다.

◆대출은 어떻게 이뤄졌나=대출은 이씨가 유조웅사장에게 지시하고,지금은 그만둔 전 영업부장이 직접 처리했다.아래 직원들은 전혀 관여할 여지조차 없다.



◆임원들의 제지는 없었나=임원들은 모두 이씨의 측근이다.영업이사와 상임감사 모두가 불법대출을 알고 있었지만 제지는 없었다.

조현석기자 hyun68@
2000-10-2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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