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라 男마라톤 월계관
수정 2000-10-02 00:00
입력 2000-10-02 00:00
한국은 1일 시드니 북부 세인트 레너즈∼메인스타디움에 이르는 42.
195㎞ 풀코스에서 열린 시드니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기대주 이봉주(30·삼성전자)가 24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여 8년만의 올림픽 마라톤 제패 희망을 접었다.이봉주는 자신의 기록보다 10여분이나 뒤지는 2시간17분57초를 기록했다.
우승은 2시간10분11초를 기록한 에티오피아의 게자네 아베라에게 돌아갔다.케냐의 에릭 와이나이나와 에티오피아의 테스파예 톨라는 각각 2시간10분31초와 2시간 11분10초로 은·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시즌 세계 3위 기록 보유자인 이봉주는 경기 초반에만 잠깐 선두그룹을 지켰을 뿐 18㎞ 지점부터 뒤처져 일찌감치 메달권에서 멀어졌다.이봉주는 선두권 혼전이 치열했던 10㎞ 지점에서 다른 선수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불운을 당한 뒤 선두 추격에 나섰으나 멀찍이 벌어진 선두권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백승도(32·한전)와 정남균(22·한체대)도 20㎞ 지점부터 지친 기색을 보이며 후위로 밀려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정남균(2시간22분23초)과 백승도(2시간28분25초)는 각각 45·65위에 그쳤다.
한편 북한의 김중원과 김종철도 각각 29위와 30위를 차지,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김중원과 김종철은 나란히 2시간18분04초를 기록했다.
◆이봉주는 골인한 뒤 고개를 숙인채 선수대기실로 곧바로 퇴장했다.
대기실로 온 이봉주는 대형타올로 온몸을 가린채 고개를 숙이고 낙담한 듯 10여분 동안 의자에 앉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레이스 도중넘어진 이봉주는 몸이 불편한 듯 약간 절룩거렸다.이봉주의 왼쪽 손등과 새끼손가락,왼쪽무릎에는 피가 맺혀있었다.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은 마라토너들의 도착이 임박해 오면서 술렁이기 시작했다.에티오피아의 게자네 아베라를 선두로 선수들이 속속 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마라톤에서는 1·3위 이디오피아,2위 케냐 등 금·은·동메달을 아프리카국가들이 독차지,장거리에 강한 모습을 또한번 확인시켰다.
◆시드니에 온 이봉주의 어머니 공옥희씨(61)는 경기가 시작되자 아들의 우승을 기원하며 초조하게 올림픽파크내 삼성관에서 스크린을통해 경기장면을 지켜봤다.그러나 이봉주가 시간이 흐르면서 뒤로 처지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2000-10-0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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