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꽃이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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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9-30 00:00
입력 2000-09-30 00:00
꽃은 왜 아름다운 것일까? 그것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생명의 씨를 잉태하고 있기 때문이리라.사실 종족보존을 위해 스스로를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이 꽃이 가지는 아름다운 본능인지 모른다.
하지만 꽃이 정작으로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이러한 외형의 아름다움에 대한 과시가 아닐 것이다.계절 따라 피고 지는 제 모습을보면서 인간도 심성을 좀더 밝고 맑게 하여 이웃과 자연과 더불어 아름답게 살아가라는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낮에 꽃을 가꾸고 밤에 글쓰는 것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알았던 헤르만 헤세와 같은 자연주의자가 아니더라도 꽃을 키우고 가꾸는 것을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실제로 미 우주항공국(NASA)의 보고서를보면 미국과 유럽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비행 중 여가활동으로 가장많이 하는 일이 꽃과 식물을 기르는 것이라고 하니,꽃과 식물을 가꾸는 것이 태고 이래 인간의 본능이 아닌가 한다.
꽃을 가꾸고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 속에 무한히 넓은 정원을가진 사람이다. 이들은 안으로 넉넉한 여유와 그윽한 향기를 갖고 있어,이웃을 항상 미소로 대하고 늘 덕을 베풀며 살게 된다.그야말로향기가 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꽃과 같은,아니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자기 애인으로 삼고 싶듯이 이런 사람들이 만인의 사랑을 받는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내 마음 속에도 그렇게 아름다운 분이 계시다.평소 아는 사람이나후배들에게 자신이 직접 가꾼 꽃을 나누어주며 사랑과 깨우침을 주시던 고 신두영 감사원장님이 바로 그 분이시다.내가 도지사 취임 인사차 예방했을 때 손수 가꾸던 난초 한 분을 주시면서 ‘이 난은 아직내가 꽃을 보지 못한 것인데 어떤 꽃을 피울지 기대하면서 가꾸어 보라’고 말씀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꽃을 가꾸며 미래에대한 희망을 키우듯 도민 모두가 꿈과 희망을 가꾸어 갈 수 있도록인간다운 행정을 펼치라는 가르침은 공직과 인생의 선배로서 후배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흔히 21세기를 최첨단기술의 하이테크 시대라 하는데,미래학자 존나이스빗은 하이테크 시대의 현대인에게는 고립적이고 비정서적인 삶을 치유해줄 수 있는 것,즉 고감도의 감성을 가진 하이터치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우리 도가 2002년 개최하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도 이런 고감성의 하이터치로 각박한 국민정서에 부드럽고 싱그러운 자연의 향기를 불어넣어 모든 국민에게 건전한 인간성을 심어주고 꽃처럼아름다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기획됐다.
한가한 시골의 어느 여름날,우리 어머니와 누이들이 울밑의 봉숭아꽃잎으로 마음과 손톱에 행복의 물을 들이던 그런 정겨움으로 이제우리도 ‘2002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기공식(28일)을 계기로 이세상과 우리의 마음 가득히 아름다운 꽃들을 활짝 피워보자.그리하여 그 향기를 이웃에게 전하며 꽃 중에서도 가장보기좋은,희망의 웃음꽃을 마음껏 피워 보자.
■심 대 평충청남도 지사
2000-0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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