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아웃사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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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9-07 00:00
입력 2000-09-07 00:00
최근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로 지칭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웃사이더란 글자 그대로 국외자(局外者) 혹은 열외자(列外者)라는뜻이다.다시 말하면 어느 사회나 집단에서 원만하게 아무런 탈 없이지낼 수 없는 소위 문제아이다.

우선,사르트르의 ‘구토’형 아웃사이더가 있다.부르주아 위주의 질서와 세속적인 관행이 너무나 불합리하고 혼란스러워 수용하지 못하는 유형이다.이들은 출구도 회로도 없는 이 사회에 구토를 느낀다.

둘째,카뮈의 ‘이방인’형 아웃사이더가 있다.이는 어머니가 어제돌아가셨는지 오늘 돌아가셨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이 세상에 대해철저하게 무관심한 유형이다.이들은 이 사회가 너무 무가치해 권태나환멸조차 느끼지 않는다.

셋째,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형 아웃사이더가 있다.이는창백한 얼굴로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끌 수 없다고 고민하거나,꿈속에서 자신을 껴안아 준 미소녀를 현실에서 발견하지 못하는데 대해 고민하다 절명하는 유형이다.

넷째,사드의 ‘소돔의 120일’형 아웃사이더가 있다.방탕자들이 120일 동안 자신들을 가두고 가능한 모든 성적인 유희를 탐닉하듯,사회의 어둠이나 악의 창조를 위해 사회와 격리되는 유형이다.

다섯째,비전의 아웃사이더가 있다.이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에서 이내 일반이 이해할 수 없는 다른 경지로 뛰어올라 있는 유형이다.이들은 꿈꾸는 능력이 있어 외적 세계보다 자신의 깊은 본능과고독의 선을 따라가며,충실한 활동과 고차원적인 삶에의 욕구를 지니고 있다.일반인과 다른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이런 사람들을 비저너리라고 부르는데 아웃사이더의 진정한 희열을 맛볼 수 있는 유형이다.예술가들이 대표적으로 이 유형에 속한다.

김다은 소설가 추계예술대교수
2000-09-0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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