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허술한 규칙은 탈법 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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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9-02 00:00
입력 2000-09-02 00:00
프로농구 샐러리 캡(팀 연봉총액 상한제)이 일부 구단들에 의해 ‘사문화’된데다 이를 감독해야 할 한국농구연맹(KBL)은 먼 산만 바라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KBL은 00∼01시즌을 앞두고 한팀이 엔트리 13명에게 줄 수 있는 연봉 총액을 10억원으로 정했다.한 선수 평균 7,700만원 꼴로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만 실력 보다는 체면을 따지다 연봉 인플레를 자초한몇몇 구단에게는 부담스러운 액수.간판스타의 요구액을 모두 주면 샐러리 캡을 넘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KBL은 트레이드를 통해 샐러리 캡을 지킬 것을 종용했지만 전력손실을 의식한 구단들은 ‘과감하게’ 탈법을 선택했다. 연봉은 샐러리 캡에 맞춰 주되 모자라는 금액은 광고출연 등을 통해 메워주기로 이면 계약을 한 것.결국 KBL 규약 93조 2·3항(선수의 보수는 샐러리 캡 범위내에서 편성해야 하며 구단은 보수외에 어떤 명목의 금전 또는 물품을 지급해서는 안된다)은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당황한 KBL은 뒤늦게 10개구단에 경고 공문을 보내 엄포를 놓았지만 효과를 기대하기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상황.“이면 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구단의 ‘오리발’을 검증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처음부터 없었기 때문이다.KBL은 여전히 “사실이 확인되면 제재 하겠다”고 허풍을 떨지만 내부적으로는 제도의 허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제라도 KBL은 샐러리 캡의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보완책을 찾아내야 한다.샐러리 캡이 지금처럼 운영된다면 선수들의 연봉 인상을짓누르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규칙을 지키는 구단을 ‘바보’로 만들기 때문이다.KBL의 성의있는 ‘모색’을 기대해 본다.
오병남 체육팀차장 obnbkt@
2000-09-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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