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健培 前회장 구속 안팎
수정 2000-09-01 00:00
입력 2000-09-01 00:00
검찰 주변에서는 총선 출마자들에 대한 10억원대 정치자금 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고병우(高炳佑)전 회장 등 동아건설과 김우중(金宇中)전 회장 등 대우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사정 수사의 강도가 강한 것은 부실 기업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실패한 경영인들의도덕적 불감증은 이번 수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박 전 회장은 기업 회생을 위해 사용해야 할 부동산 매각대금을 브로커와 짜고 빼돌려 회사 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위락사업에 투자,자신의 이익을 취했다.박 전 회장은 자신의 지분 51%를 임직원이나 친인척 명의로 분산한 위장 계열사를 설립,회사의 영업이익금을 교묘히빼돌렸다.
검찰 수사에서 박 전 회장은 이처럼 회사돈을 빼내 사용한 이유에대해 “돈이 궁해서”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같은 박 전 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박 전 회장이아직도 해태 관계사 내에서 황제처럼 군림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있었다”면서 “비록 그룹 자체는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있지만 오너의 위세는 당당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박 전 회장에 대한 사법 처리를 통해 재계에 던져주고 싶은‘교훈’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더 이상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살아 남는다’는 잘못된 풍토를 용납지 않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사법 처리 이후에도 추가 수사를 통해 박 전 회장이 다른 방법으로 회사돈을 빼돌렸는지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박 전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의 규모와 용처도 검찰이 밝혀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많은 사람들은 박 전 회장이 단순히 ‘돈이 궁해서’ 비자금을 조성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또박 전 회장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이 가운데 상당액을 정·관계 로비자금으로뿌렸다는 의혹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박홍환기자
2000-09-01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