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를 가족품으로” 가족모임·시민연대 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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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8-23 00:00
입력 2000-08-23 00:00
“이제 숨어서 울지 말고 그리운 가족들이 우리 품으로 돌아올 수있도록 당당히 요구합시다”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송 일정이 가까워지면서 납북자 송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일곱 가족이 결성한 ‘납북자 가족모임’은 이제 80여 가족이 참여해 정부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적극 촉구하고 있다.인터넷홈페이지(www.comebackhome.or.kr)를 통해 자신들의 안타까운 사연을띄우며 여론도 모은다.

홈페이지에는 최근 남북간 이산가족 상봉 논의에서 납북자가 배제된현실에 대한 납북자 가족들의 안타까움과 이들을 위로하는 네티즌의글로 가득차 있다.

네티즌 조남국씨는 “말없는 다수가 납북자 가족들을 성원하고 있으니 송환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글을 띄웠다.

지난 87년 납북된 동진호의 어로장 최종석씨의 맏딸이자 모임 대표인 최우영(崔佑英·31·여)씨는 “납북자와 가족은 그동안 남과 북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주장하고 “정부가 더이상 납북자 문제에 대해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납북된 뒤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거의 숨어살다시피 했다는 최씨는 “우리의 행동이 자칫 남북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것처럼 비칠까봐 걱정”이라면서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 장기수의북송을 누구 못지 않게 환영하지만 이제는 납북자와 가족의 아픔도헤아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가족모임은 오는 29일 열릴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납북자 문제가 다뤄지지 않는 등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계속된다면 ‘직무유기’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까지 낸다는 계획이다.

시민단체 및 학계와의 연대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인권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趙赫·37)와 ‘납북자 귀환을 위한 시민연대’를 결성했으며 홈페이지 등을 통해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최씨는 “비전향 장기수 문제에 매달려온 인권단체만 30곳이 넘는다”면서 “장기수 송환이 결정된 만큼 이제는 시민단체가 납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국가정보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휴전 이후 납북자는모두 3,756명이며,이 중 454명이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이창구 조태성기자 window2@
2000-08-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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