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대 퍼스트레이디 4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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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8-11 00:00
입력 2000-08-11 00:00
미국 퍼스트레이디사(史)에 획을 그은 사람으로는 새로운 퍼스트레이디상을 제시한 힐러리 여사가 단연 꼽힌다.클린턴 대통령의 두차례 선거과정에서의 활약은 물론,93년 백악관 의료보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국무장관 빰치는외교활동 등 강력한 퍼스트레이디상을 제시했고 상원의원에 출마,새 기록 창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힐러리 못지 않게 국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퍼스트레이디들도 몇명 있다.
미 헌정사상 유일의 4선 대통령으로 기록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부인 엘리노어 루스벨트(1884∼1962) 여사가 대표적이다.힐러리가 자신이 목표로 하는 모델이라고 밝힌 엘리노어는 ‘마이 데이’라는 칼럼을 통해 남편에게 국정 조언을 했으며 남편이 사망한 뒤엔 미국의 유엔 대표로도 활약했다.48년 선거에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권유를 받기도 했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 부인 에디스 갈트 윌슨 여사(1872∼1961)도 그 하나.그녀는 홀아비였던 윌슨 대통령과 결혼한 후 윌슨 대통령이 중병에 걸리자 대통령직의 상당 부분을 떠맡았다.백악관 자료실 그녀의 전기에는 ‘비밀의 대통령’‘정부를 움직인 제1의 여인’으로 불린 사실이 맨 처음에 기록돼 있다.
지미 카터 대통령 부인 로잘린 여사(1927∼ )도 비교적 국정에 많이 관여한 케이스.정장 차림으로 백악관 동쪽 자신의 사무실에 모습을 자주 드러냈고대통령 최고위 보좌관과 맞먹는 급료를 받는 비서실장을 고용하기도 했다.
반면 조용한 내조형으로 꼽히는 퍼스트레이디는 조지 부시 대통령 부인 바바라 여사(1925∼).은빛 머리카락과 양반풍의 자세는 ‘만인의 할머니’란덕모(德母)의 이미지를 심어줬다.교양 활동을 백악관 생활중의 소일거리로삼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을 최고의 낙으로 여겼다.
알츠하이머병으로 병상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1923∼)도 “나의 인생은 레이건과 결혼하면서 시작됐다”고 전기에 밝힌 현모양처형.
제럴드 포드 대통령 부인 베티 포드는 오른쪽 가슴에 암세포가 발견된 뒤유방절제 수술을 받고 이를 일반에 공개함으로써 자신이 오랫동안 퍼스트 레이디의 귀감으로 삼았던 엘리노어 루스벨트 여사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재현해줬다.현재 마약 재활단체인 베티 포드 센터를 운영중이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부인 패티 닉슨 여사(1912∼1993)는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대통령 취임행사에 미국 사절로 참석하는 등 공식활동을 했으면서도 퍼스트 레이디로서는 전반적으로 조용한 은둔의 생활을 한 편이다.
마미 아이젠하워와 베스 트루먼 여사는 스포트 라이트를 받기를 꺼려 평범한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치중했다.
31세 최연소 퍼스트레이디로 백악관 안주인이 됐던 재클린 케네디(1929∼1994)는 사생활을 지극히 중시하는 은둔형이었으나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이후 끊임없이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면서 가장 드라마틱한 퍼스트레이디로기억에 남아 있다.
김수정기자
2000-08-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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