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호 특파원 공화당 전당대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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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8-05 00:00
입력 2000-08-05 00:00
개막 하루 전인 30일 요란한 천둥번개로 전야제를 대신한 공화당 전당대회는 대회기간 내내 짐 니콜슨 대회의장에서부터 트렌트 로트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J C 와츠 하원 전국위원회 의장 등 수많은 정치인들이 2,000여명의대의원들과 함께 어울어져 연설과 노래와 춤,그리고 율동이 가득찬 시간을보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수만개의 3색 풍선을 지켜본 참가자들은 축제가 끝난 뒤 공허함보다는 뿌듯한 만족감을 지닌 채 고향을 향해 출발할 수 있었다.그들이 좋아하는 정치를 마음껏 즐긴 때문이다.
오색 풍선과 오색 조명,꽃가루가 범벅된 대회장은 무도회장이나 다를 바 없었다.미국의 정치가 노래 속에서 즐거움으로 미국인에 다가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한바탕의 축제 뒤에 공식적으로 남은 것은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딕 체니전국방장관을 러닝메이트로 선정,부시-체니 티켓을 미 국민들에게 재확인시켜 준 것뿐이다.
그러나 참가자들의 마음 속에는 가족 중심의 가치관,복지혜택을 확충하려는 정당의 의지가 분명히 다가간 것같다.군사력 강화를 통한 국제사회 속의 미국 역할 증대 약속도 참가자들의 자존심을 분명 높여주었을 것이다.
공화당은 이 대회를 통해 8년 야당 생활 ‘설움’에 종지부를 찍고 백악관을 탈환하기 위한 힘찬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1만5,000여 언론인들이 중계한 여론과의 교감을 통해 당의 결점을 보완하는데 충실했다.
‘부시’라는 정치마피아 가문의 탄생,석유와 방위산업체의 대표자,극단적보수주의 출현이라는 일부의 우려도 뿌연 가스가 가득찬 대회장 환호에 묻혀 위대한 미국이란 영원한 ‘양키의 꿈’으로 융화됐다.
나흘간 시내 중심 리츠 칼튼,포시즌,윈뎀 플라자 호텔 등 초일류 호텔에서벌어진 한끼 식사 120달러의 연회를 통해 공화당은 3,000만달러의 정치자금을 끌어 모아 강대국 미국의 정치력은 튼튼한 경제력에서 추진력을 더한다는 사실을 실감시켜 주었다.
뉴밀레니엄 사상 최대의 전당대회는 수만명의 운집에도 불구,강요된 침묵이나 질서 요구 없이도 별 사고 없이 끝났다.시민 질서의식의 힘이었다.
필라델피아시내 60층짜리 첨탑건물 높이 비치던 3색 등은 후보수락연설과함께 꺼졌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유세와 함께 미국내 전역에는 이런 전등이계속 켜질 것이다.
hay@
2000-08-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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