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국회’ 이모저모
수정 2000-07-26 00:00
입력 2000-07-26 00:00
◆서교동 김부의장 자택 여야의 샅바싸움은 서교동 김부의장 자택의 상황에따라 오락가락했다.
오후 1시20분쯤 김부의장이 한나라당 의원과 보좌관 등 저지조 130여명을따돌리고 탈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야당은 허탈한 표정이었다.그러나 3시간40분만인 오후 5시쯤 이웃집에 숨어 있던 김부의장이 국회로 출발하다가한나라당 저지조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분위기는 돌변했다.
당초 김부의장은 한나라당 저지조들이 점심으로 자장면을 시켜먹고 케이블TV 골프채널을 시청하는 틈을 이용,집을 빠져나갔다.식탁옆 부엌과 맞붙은다용도실로 들어가 미리 방충망을 뜯어놓은 창문과 허리높이의 담장을 잇따라 넘어 바로 옆 식당건물로 들어간 것으로 한나라당쪽은 추정했다.그러나 김부의장은 식당건물에 은신해 있다가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승용차 유리창으로 머리를 내밀었다가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에게 들키는 바람에 다시 자택에 억류됐다.
앞서 서교동 자택에는 김부의장을 만나기 위해 도착한 자민련 오장섭(吳長燮)총무 일행을 한나라당 소속 의원보좌관들이 막으면서 멱살잡이와 욕설,일부 주먹질이 난무하는 등 충돌을 빚었다.이 과정에서 오총무 등은 “깡패들을 데려왔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남동 의장공관 아침 일찍부터 한나라당 소속 의원과 보좌관 등 100여명이 속속 모여들어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의 등원을 저지하며 밤늦게까지북새통을 이뤘다.
하루종일 접점을 찾지 못하던 여야는 오후 5시 의장공관에서 이의장 주재로총무회담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그러나 전날 운영위의 국회법개정안 변칙처리를 둘러싸고 선(先)사과를 요구하는 한나라당과 이를 거부하는 민주당의 주장이 맞서 2시간 남짓만에 결렬됐다.특히 회담 도중 김부의장의 자택 탈출이 불발에 그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야간 희비가 미묘하게 엇갈렸다.
박찬구 주현진기자 ckpark@
2000-07-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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