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LA타임스 인터뷰서 개정촉구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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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7-21 00:00
입력 2000-07-21 00:00
매향리·노근리 사건으로 우리 사회에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때마다 미국의 역할을 애써 강조해온 김 대통령은 실제 이례적으로 비쳐질 만큼 강한 어조였다.LA 타임스가 인터뷰 내용을 19일자에 보도한 뒤 SOFA 관련언급만은 따로 분리해 20일자에 다시 보도한 데서도 그 이례성을 짐작할 수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김 대통령의 기본 시각이 바뀐 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6·25 전쟁 때 목숨을 걸고 도와주고 경제재건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IMF위기때 제일 먼저 지원해준 점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다만 SOFA에 문제가 있으므로 고쳐야 한다는 점을 미국 정부에 촉구한 것이라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LA 타임스와 회견에서 “한국 국민들은 반미(反美)를 주장하는것이 아니라 미국의 태도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표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즉 SOFA의 차별적 조항으로 인한 비판이 반미감정으로 흐르는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최근 일어난 미군 병사의 한국 술집여종업원 살해 사건,독극물의 한강무단방류, 경실련의 SOFA규정 헌법소원 제기 등은 매향리·노근리 사건과 맞물려 비판기류가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김 대통령은 지난달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방한했을 때도 이같은 국내의 비판기류를전하면서 SOFA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국내언론이 아닌 미국신문에 먼저 운을 띄운 것 자체가 계산된 행보로 볼 수 있다.한국내 비판기류를 감안,이를 다독거리기 위해서는 SOFA 개정에 대한 미국측의 성의있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주문인셈이다.
양승현기자
2000-07-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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