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준지의 ‘공포’ 다시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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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6-12 00:00
입력 2000-06-12 00:00
이토 준지의 공포가 다시 엄습한다.지난해 여름 ‘공포만화 컬렉션’으로 국내 만화 마니아들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던 이토 준지의 98년작 ‘소용돌이’가 국내 출간됐다.

저자는 후기에서 “소용돌이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소용돌이 모양을 뚫어지게 쳐다보느라 눈이 핑핑 돌았고 관련 문헌을 샅샅이 뒤졌다.욕조의 물을 빼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달팽이를 길러도 보고…”그러고 보니 세상은 온통 소용돌이 모양이었다.아이스크림도,쿠키도,꿀꽈배기도,뱀도,도자기 만드는 과정도…한적한 어촌 쿠로우즈마을.아름다운 여고생 키리에는 중학교 동창 슈이치의아버지가 소용돌이에 심취해 몸을 나선형으로 말고 죽어버리는 사건을 목격한다.그의 화장 연기는 소용돌이 모양을 일으키며 그의 얼굴까지 드러낸다.

슈이치의 어머니 역시 소용돌이에 관한 공포로 자신의 귀에 있는 달팽이관을도려내야 한다며 칼을 들이대고 만다.

이마에 생긴 소용돌이에 자신이 먹혀버리는 소녀,사람들의 눈을 끌고 싶다는과시욕구에 소용돌이처럼 말린 머리카락을 기르다 기력이 쇠약해져 해골처럼 말라버리는 같은 반 친구,이지메를 당하다 어느 순간 달팽이처럼 변해버린 소년,드릴을 갖고 다니며 환자들의 피를 빨아 영양을 섭취하는 임산부 등온 마을이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이번 작품은 기승전결을 갖고 있다.클라이맥스는 2권 후반부부터 3권까지.완결편 3권은 다음달 나온다.

소용돌이란 도형 하나에 의존해서도 이처럼 현미경을 들여다보듯 톺아보는작가의 눈에 경탄을 자아내게 된다.섬뜩하지만 한번 손에 들면 다음 장면이기대되는 끌림,그런 것을 이토 준지의 작품은 갖고 있다.

시공사 김혜리씨는 “일본에서도 그의 마니아들은 여중고생이 많다”며 “선혈이 낭자한 장면같은 자극은 없지만 치밀한 심리묘사가 국내 독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2월 영화로 선보였는데 신은경이 출연했다.

임병선기자
2000-06-1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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