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美 대선](2)부통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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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6-12 00:00
입력 2000-06-12 00:00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대선후보로 일찌감치 결정된 민주·공화 양당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과 조지 부시 텍사스 주지사는 현재 부통령 후보감 선정에온 신경을 쏟고 있다.
고어 진영은 상대당인 공화당이 오는 7월31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기 이전까지 부통령 후보를 선정,‘민주당 바람’을 먼저 일으킨다는 방침하에 엄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시 진영 역시 딕 체니 전 국방장관이 나선 부통령선정위원회가 이미 한달가량 인선작업을 벌여 현재 20여명으로 압축,본인들과 접촉중이다.
미 대선에서의 부통령직은 행정체계에서의 의미와는 좀 다른 것을 함축하고있다.
정부조직상 부통령은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의미와 가부동수 때를 제외하고는 투표권이 없는 상원의장을 겸직,의회와의 관계를 원활히 하는데 뜻이있다. 또 63년 케네디 대통령 저격이후 대권을 이은 린든 존슨이나,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후임 제럴드 포드처럼 대통령 유고시권한대행이란 중요성을 갖기도 한다.
이미 초대 워싱턴 대통령 당시 부통령을 맡았던 존 애덤스는 “나는 부통령이다.즉 무(無)인 셈이다.그러나 나는 또한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부통령직을 잘 설명한 적이 있다. 그러나 대선에서의 부통령직은 대통령 후보 이미지를 보완하고,표 흡인력이 높아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가란 측면에 더초점이 주어진다.
정치축제 성격이 더욱 강해진 대선전에서 축제무드에 신명을 더할 수 있는인사로서 고려되는 측면이 강한 것이다. 때문에 부통령이 될 인물은 대선 후보의 모든 것을 고려,보완관계를 이뤄야 한다.러닝 메이트란 개념이 여기서잘 드러난다.
“부통령은 정치경력이나 성향,지역적 안배,혹은 성별 안배 등도 중요하지만 이외에 대통령 후보의 키,몸무게,생김새 등 모든 면에서 보완관계를 갖춰야 한다”고 미 기업연구소 노만 온스타인은 말한다.
동부 정치가문출신의 케네디가 남부 선벨트지역 신흥세력인 존슨을 택한 것이나 카우보이를 흉내내던 레이건이 전형적인 양키풍 정치가인 부시를 러닝메이트로 선정한 것은 좋은 예이다. 그런 보완관계를 포함한인물집단으로는상원의원이란 인력 풀(Pool)이 있다.
워싱턴의 정치는 물론 선거생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 지역적인안배를 고려할 수 있는 엘리트 집단인 상원의원은 이 때문에 종종 부통령 후보직군으로 봉사(?)해왔다. 2차대전 이후 모두 13차례 대선을 치르면서 민주당은 모두 11차례,공화당은 6차례나 러닝메이트를 상원에서 선정했다.이 결과 상원의원 정수 100명 가운데 20%는 언제나 러닝메이트 대상에 올랐던 사람들이며 항상 잠재적인 후보들이다.
고어와 부시 두 후보가 러닝메이트 선정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예비선거가 시들해지면서 잃은 대선열기를 다시 고조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러닝메이트를 잘못 선정해 표를 잃은 경우도 있다. 92년 선거에서조지 부시 후보가 바로 그 케이스.당시 부시는 더 많은 표를 가졌던,칙칙하게 생긴 존 덴포스 상원의원 보다 대중적인 용모를 가졌던 댄 퀘일을 선정,전당대회 분위기는 띄웠지만 중부지역 보수표를 대거 잃은 뒤 클린턴에 패배했던 것이다.
hay@.
*美 부통령 어디서 많이나왔나.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뉴욕주가 미국내에서 가장 많은 모두 8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으로 소개됐지만 부통령 역시 가장 많이 배출했다. 제3대 토머스 제퍼슨과 제4대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의 부통령을 잇달아 지낸 조지 클린턴을 비롯,제5대 제임스 먼로 대통령 시절의 데니얼 톰킨스등 부통령 8명이 뉴욕주에서 출생했다.
뉴욕주가 이처럼 미국에서 가장 정치위상이 높은 주로 간주되는 반면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 DC에서는 현직 부통령 앨 고어 단 한명만이 출생,이곳은정치인이 태어나는 곳이 아니라 지역대표가 모인 곳이라는 면모를 드러낸다.
미 역사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부통령이 된 사람은 존 브레킨리지. 제15대제임스 부캐넌 대통령시절 부통령이 된 그는 36세였으며, 아직 그의 최연소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최고령으로 부통령이 된 사람은 제33대 대통령때의앨빈 버클리로 그의 나이는 당시로선 기념비적인 71세였다.
공교롭게도 가장 젊은 부통령과 가장 나이많은 부통령 두 사람은 모두 켄터키주 출신으로 동향이었다.
*러닝메이트 누가 될까.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85년부터 상원의원이었던 앨 고어 진영은 정치면에서 이미 뿌리를 내린 덕분에 지역적 안배를 우선차원으로 고려해 부통령 후보를 고르고 있다.
선정책임자는 80년부터 인연을 맺어온 외교안보통으로 당선시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이 확실시되는 의회보좌관 출신 레온 포이스와 딕 더빈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클린턴으로 인한 도덕적 상처가 컸던 고어 진영은 이 점에 염두를 두고 깨끗한 정치엘리트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초점권에 든 인물로는 플로리다주 정치명문가 출신의 3선 상원의원으로 고어의 플로리다 선거유세를 안내했던 봅 그레엄(64)이 유력하다는 분석.
또 젊고 패기있어 예전의 고어라는 별명의 인디애너주 에반 바이 상원의원(44)과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낸시 펠로시,그리고 에너지 장관으로 고어와 절친한 빌 리처드슨도 물망에 올라있다.
다이앤 파인시타인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여성으로서 고려됐었으나 그녀의 남편이 중국과 사업을 해 중국측의 선거자금이 문제가 된고어가 피했다는 후문.
워싱턴 기반이 약한 부시는 좀더 상원의원쪽에서 후보를 골라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딕 체니 전 국방장관이 중심이 된 러닝메이트 선정책임자들은 최근 들어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한때 러닝메이트로 고려했었던 미주리주 출신존 덴포스 전 상원의원(63)을 거론하며 여론향배를 점검한다.
부시보다 10살이 더 많은 성공회 신부인 덴포스는 침착한 보수주의자로서정통 중서부 미국인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한때 흑인이면서 성실한 두뇌파인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이 강력히 떠올랐지만 본인이 사양,차기 국무장관으로 낙점됐다. 펜실베이니아주 톰 리지와위스콘신주 토미 톰슨,그리고 미시건주 존 앵글러 등 주지사군과 존 케이식하원의원,조지 보이노비치 오하이오주,척 헤글 네브라스카주 상원의원 등도거론된다.
2000-06-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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