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총선 로비의혹 파장
기자
수정 2000-06-06 00:00
입력 2000-06-06 00:00
동아건설의 주채권 은행인 서울은행은 지난 5월24일 강정원(姜正元) 행장이취임하기 전까지 1년여동안 행장대행체제를 유지, 동아건설에 대한 경영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실제로 동아건설에 파견된 경영관리단들은 이번 비자금 흐름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워크아웃 대상기업을 소유한 박상희(朴相熙)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도 지난 5월 모교인 건국대에 3년 안에 20억원을 후원금으로 낸다는 약정서에 서명,빈축을 샀다.
특히 동아건설과 고합 등 워크아웃 기업이 임·직원들에게 주는 스톡옵션도부여조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톡옵션은 단숨에 일확천금을 손에쥘 수 있는 기회나 다름없어 워크아웃 지정을 앞둔 해당 업체와 주채권 은행에는 경영자로 뽑아달라는 자천타천 로비가 쇄도할 정도다.
금융계에서는 워크아웃 기업은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은행으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으므로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제일은행이 호리에 행장에게 연봉 300만달러에스톡옵션을 통해 추가보수를 지급하는 약정을 맺어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을사기도 했다.제일은행은 이외에도 명예퇴직자들에게 1급은 1억4,800만원,2급은 1억2,900만원을 명퇴금으로 지급키로 해 빚잔치를 벌인다는 비난을 받았었다.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은 ‘워크아웃 은행’이라고 할 수 있는데 경영관리가 너무 방만하게 이뤄지고 있어 문제”라고지적했다.
워크아웃 기업들의 이같은 도덕적 해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철저한 중간점검 ▲경영능력이 없는 경영진 교체 ▲경영관리단의 기능과 역할 개편 ▲경영진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조건 강화 등 강도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동아건설 로비의혹 발설 안팎.
워크아웃 기업인 동아건설의 경영이 마침내 곪아터졌다.
98년 9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인천 매립지와서원레저 골프장 등을 매각하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으나 올들어 노사갈등이 심해지고 노조와 임원들이 고병우(高炳佑) 회장의 퇴진운동을 강하게밀고 나왔다.4조5,0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으면서도 수주와 매출증대는 뒷전으로 밀린채 내홍은 곪아가기 시작했다.
[비정상적인 방법의 회사 살리기] 회사 경영정상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최고 경영진들은 회사살리기보다 총선 후보자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채권단 눈치를 살피는, 비정상적인 방법만 동원했다.노조와 임원들도 고회장퇴진만을 외칠뿐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고회장 퇴진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지난달부터 고회장의 무능함을 대외에 알리고 일부 자산매각과정의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고회장 내몰기에 앞장섰다.이때부터 고회장은 한달동안 정상출근을 하지 못했고 경영권이 오락가락하면서동아호(號)도 가라앉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알짜배기 자회사인 대한통운이동아와 결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때문에 고회장이나 업계는 동아건설의 정치권 로비의혹도 고회장의 퇴진을주장하는 측에서 흘러나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채권단이 주총에서 고회장의 경영권을 인정해줄 것을 걱정한 나머지 정치권 로비의혹을 불러일으켜재신임을 막아보려는 의도에서 제보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고회장 진로] 동아 내분이 장기화됐지만 채권단도 뾰족한 답을 내지 못해왔다.5일 열린 이사회는 다음달 21일 열리는 주총에서 최고경영진의 퇴진문제를 결정지으라는 선에서 그쳤다.
고회장은 “다음 주총결과에 따르겠다”며 당분간 회장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정치자금 로비의혹이 터진 만큼 사실 여부를 떠나 고회장의 재기의욕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류찬희기자 chani@
2000-06-06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