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군사대국 일본을 다시 생각한다
기자
수정 2000-05-24 00:00
입력 2000-05-24 00:00
자위함대사령부는 전투함 55척,잠수함 16척,‘꿈의 구축함’으로 불리는 이지스함 4척 등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총본산이다.방어 능력은미국과도 견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해상자위함대사령부를 공개하기는 이례적이다.방위청측은 조장관 등일행들에게 극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방위청 신청사에서 헬기로 사령부까지 갈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 것은 물론 해상자위대의 편제와 보유함·항공기 사진이 실린 안내 책자까지 나눠주는 성의를 보였다.
수행한 방위청 소속 공보장교와 함대 간부는 “사령부를 외국언론에 공개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그들은 5,250t급 호위함 ‘시라네’와 배수량 2,250t의 잠수함 ‘유키시오’ 내부까지 공개했다.
일본은 이번 회담에서 유독 방위정책의 투명성을 강조했다.가와라 방위청장관은‘평화헌법,전수(專守)방위,비핵 등 3원칙을 지키고 군사대국화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
그는 일본이 파악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를 설명했다.이어 일본의 21세기 방위정책 추진의 불가피성도 역설했다.
한국에 자국의 중기 전력증강 계획의 골격을 먼저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배려도 잊지 않았다.자국의 방위정책에 대해 주변국에 먼저 발표,협조를 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일본 당국의 이같은 자세가 오히려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자신을 들춰보임으로써 이해 당사국을 안심시키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천혜의 요새 요코스카함대사령부 부두에 줄지어 정박해 있는 첨단 공격용구축함과 잠수함들이 자위 수준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도쿄에서 노주석 사회팀차장 joo@
2000-05-24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