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단기外債 급증 우려된다
수정 2000-05-09 00:00
입력 2000-05-09 00:00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보유외환도 충분한데다 외국에 갚아야 할 총외채보다 받아야 할 채권이 더 많은 순채권국이기 때문에 신인도와 함께 대외지불능력을 인정 받을 수 있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현시점에서 단기외채의 심각성에 대해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국제통화기금(IMF)사태 극복이후 우리사회에는 일부 부유층들의 과시적 소비행위와 더불어 전반적인 소비가 늘어 위기불감증에 빠진 듯한 느낌이다.따라서 수입업자들은 판매가 확실한 고가외제품의 외상수입으로 폭리를 취하고 그 결과 단기외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 무역수지는 흑자폭이 급감(急減)해서 비상이 걸린 지 오래다.
지난 98년 399억달러,97년 260억달러이던 흑자가 올들어서는 4개월 동안 겨우 7억7,000만달러에 그치고 있다.흑자가 크게줄어드는 추세이므로 단기외채에 대한 상환능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순채권국이라 하더라도 해외재산은 환금성이 느려서 단기외채를 갚기는 힘들다.또 자본거래자유화로 인해 국내에 유입된 주식자금도 단기외채와 함께 고려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때문에 특히 호화사치품 등의 외상수입 기업은 일제 세무조사를 통해 폭리취득 여부를 밝히는 방법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무역수지흑자 확대를 위한범정부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스스로 외제품소비를 자제하는 길이다.단기외채가 계속 늘면 위기는 한순간에 밀어닥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2000-05-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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