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권익보호 지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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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5-01 00:00
입력 2000-05-01 00:00
김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그의 국정 화두(話頭)가 국제경쟁력과 인권에 있음을 보여주는 단초다.또 우리사회 일각의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편견과차별대우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경종이기도 하다.
김대통령은 “인권을 지향하는 국가가 국제화·세계화돼 세계와 경쟁하고협력해야 할 판에 우리 국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대우하는 것은 부끄럽고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들이 불법체류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로서 받아야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매우 부끄럽고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은 세계화시대에 우리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보게 하는 언급이다.
이는 문화 일류국가 건설이라는 김대통령의 지론과도 통한다.청와대의 한관계자는 “경제규모에 걸맞은 국민의 문화와 인권 의식의 향상 없이는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일류국가 건설이 요원하다는 게 김대통령의 생각”이라면서“일관된 그의 ‘인권철학’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이 오랜 단일민족으로서 외국인과 어울려 사는 데 익숙하지 않은역사와 습관을 지적하면서 세계화 시대에 맞지 않은 유산이라고 지적한 것도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인권지도자로서 국내에 ‘인권 사각지대’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당위의 산물로 여겨진다.박준영(朴晙瑩)청와대대변인도 “가난해 돈을 벌기 위해 우리나라에 온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 저주를 품고 돌아간다면 부끄러운 일”이라며 국제사회의 평가를 의식했다.
또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나라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대우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이런 점에서 개방사회,남북경협 확대를 준비하려는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는 풀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2000-05-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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