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문교육 강화 눈길
수정 2000-04-26 00:00
입력 2000-04-26 00:00
한글전용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고등중학교 1년(남한의 초등학교 5학년에 해당)부터 대학교까지 한문을 필수과목으로 지정,3,000여자의 한자를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6년 북한의 고등중학교 교육과정에서 한문이 차지하는 시간은 모두 257시간으로 ‘현행 당정책’(77시간),‘공산주의 도덕’(185시간),‘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원수님 혁명활동’(210시간) 등 체제교육보다 더 많이 할애하고있다.고등중학교에서 배우는 한자의 수도 68년 1,475자에서 95년에는 1,523자로 늘어났다.
성균관대 한문학과 진재교(陳在敎)교수는 최근 ‘북한의 한문정책과 한문교육’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1948년부터 문맹 퇴치,봉건주의 잔재 청산 등의 명분을 들어 한자를폐지하고 국문전용정책을 추진해 왔다.그러나 54년부터 정규 교육에 한문을포함시켰다. 순 한글로만 우리 말을 가르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진 교수의 설명이다.김일성(金日成)주석이 통일이후를 대비해한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활성화에 기여했다.진 교수에 따르면 김 주석은 “한문을 배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조국이 통일되면 남반부에서 발행된신문·잡지들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도 김 주석의 정책을 이어받아 “우리 말을 옳게다듬어 쓰자고 해도 한문을 알아야 하며,우리나라의 역사를 연구하자고 해도한문을 알아야 한다.한문 공부를 잘하는 것은 조국 통일을 위해서도 절실히필요하다”고 한문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문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학 등 다른 교과와 체제와 이념에 대한 글 등에 한자 용어를 사용하고 우리 민족의 고전 작품도 교과서에 싣고있다.
한국교육개발원 한만길(韓萬桔)박사는 “북한에서는 생활 한자 중심의 한문교육을 하고 있다”면서 “한계가 있긴 하지만 통일 이후 문화의 동질성을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2000-04-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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