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대규모 시위계획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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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4-12 00:00
입력 2000-04-12 00:00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개혁을 요구받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연차총회를 앞두고 전례없는 시위대의 위협을 받는 등 긴장상태이다.

11일 개막식에 이어 12일부터 17일까지 연차총회를 갖는 IMF·세계은행은 지난해 시애틀에서 데모에 성공(?)한 시위대에 의해 과감한 개혁과 빈국에 대한 부채 완전탕감의 요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시위대들은 인터넷으로 구성된 ‘A16'이란 조직대와 빈국부채 탕감요구로 세계적 지지를 받는 ‘주빌리2000'이란 시민연대에 의해 주도돼 대대적인 시위를 준비,워싱턴DC 경찰이 수개월전부터 진압훈련을 하게 하는 등 위협을 주고 있다.

IMF와 세계은행은 이들 시위대들로부터 빈국에 대해 지원하는 것을 ‘카지노 경제’로 비난받고 있으며,빈국의 경제지원보다는 이익실현과 밀실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받는다.

특히 아프리카지역 사하라 남부 국가들은 무려 2,000억달러의 부채를 지닌채 국민소득의 20%를 이자로 물면서 부국의 국익증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이를 완전히 탕감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미 의회의 일부에서도 지적하듯 최근 IMF는 방만한 기구와 인력,그리고 단기융자에 치우친 기금운영의 난맥상을 과감히 개혁하라는 원성을 듣고 있다.

187개국이 모여 만든 기구가 빈국에게 전혀 재기의 기회를 주기는 커녕 지원시 무리한 이자와 재정간여로 혜택을 주지 못하며,일부국에는 밀실에서 이뤄지는 정실융자로 국가가 아닌 일부 개인이 혜택받는 등 국제기구로서의 신용은 사라졌다는 지적인 것이다.

신임 호르스트 쾰러 총재 취임전까지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스탠리 피셔는“IMF도 개혁의 요구를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개혁을 해야하지 혁명은 아니다”며 과도한 개혁요구를 방어하고 있다.

시위대들은 오는 16일 25개국 재무·경제장관들이 모이는 때에 맞춰 1만명시위를 준비하고 있어 워싱턴 시내는 자칫 지난해 말 시애틀에서 열리려다실패한 WTO각료회담의 재판이 될 우려마저 있다.
2000-04-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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