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발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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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4-11 00:00
입력 2000-04-11 00:00
박지원(朴智元)문화부장관과 박준영(朴晙瑩)청와대대변인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남북 정상회담 추진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베를린선언을 한 뒤 1주일쯤 지나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대통령의 ‘밀명’을 받은 박 장관이 특사로 나서 협상이 시작됐지만,남북 양측의 이견으로 별 진전이 없어 오는 5,6월쯤 돼서야 협의가 구체화될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관측이었다.
그러던 중 북측이 지난 7일 ‘남측의 요구를 전면 수용할 테니 8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자’고 제안을 해와 갑작스럽게 회담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남북이 이 회담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함에 따라 10일 발표를 하게됐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회담 진척이 더딘 까닭에 그동안 김 대통령도 각종 회견을통해 올 연말쯤 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며 근거를 뒷받침했다.특히 “시기적으로 (야당이) 오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이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또 “깜짝쇼를 하겠다고 해서 반세기 분단사에 획기적 이정표가 될 사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김한길 선대위대변인도 “북측이 논의단계에서 ‘남한이 선거 이전합의를 끌어내려 하지 않겠느냐’는 지레 짐작으로 상당히 고(高)자세를 유지했지만 우리 측이 ‘굳이 선거 전에 합의할 필요가 없다’며 의연한 태도를 보임에 따라 북측이 회담을 제안해오는 등 결실을 거둔 것으로 안다”고소개했다.이어 “회담이나 협상은 상대가 있는 법”이라며 “동시에 발표키로 했는데,우리가 선거가 있으니 늦추자고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지운기자
2000-04-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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