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꽃피는 북유토피아 조성”…파주출판단지 이사장 이기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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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3-27 00:00
입력 2000-03-27 00:00
26일에는 이 곳 단지에 전통가옥을 이전하는 공사가 펼쳐졌다.단지의 상징으로 삼기 위해 호남의 대표적 전통가옥인 전북 정읍 김동수씨의 사랑채를이전하기로 하고 이날 상량식을 가진 것.
이날 행사는 지난 89년부터 12년간 단지 조성사업에 힘을 쏟아온 이기웅 파주출판단지 이사장(열화당 대표·60)이 계획한 문화 인프라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문화 인프라 사업이란 출판인들이 이곳 단지안에서 각종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시설과 자연환경을 꾸미자는 것.
이 이사장이 이 곳에 전통가옥을 옮기자는 발상을 하게 된 것은 강릉 선교장의 사랑채인 열화당을 가보고 반했기 때문이다.마침 인하대 김광언 교수로부터 지은지 200년이 된 김동수 가옥의 문화적 가치를 듣게 됐고,현장 답사를 거쳐 이전을 결정했다.
다행히 본채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있었지만 별채는 문화재로 지정돼 있지않아 일이 쉽게 풀렸다.
이곳에 이전하는 별채는 원형을 최대한 되살리게 된다.허물어진 부분은 깨끗이 손보고,집에 맞는 고가구도 들여 놓는다.또 보일러를 들여놓고 방문객이 있으면 숙소로 제공할 계획이다.
문화 인프라 구축 사업내용은 한옥 별채의 이전뿐 만이 아니다.단지 안에풍력발전소를 설치해 운치를 더하고 3,9㎞에 이르는 샛강을 갈대가 어우러진휴식공간으로 가꾼다.이 이사장은 “단지를 단순히 책을 찍는 곳이 아니라각종 문화가 꽃피는 ‘문화 유토피아’로 꾸미려는 것”이라면서 “지식산업인 출판은 환경이 좋아야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단지의 건물과 도로 건설 등에도 세심히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단지 건축설계지침’을 작성해 단지 전체의 통일성과 환경보호 등을 꾀하고 있다.건물 높이는 물론이고 사용 재료까지 정했다. 예를 들면 갈대밭을관통하는 도로는 자잘한 돌을 깔아 운치를 살리도록 했다. 또 샛강을 깨끗이보전하기 위해 ‘환경 매뉴얼’을 준비 중이다.
단지를 조성하면서 아이디어맨,공상가,해결사 등 새로운 별명을 얻은 이 이사장은 “문화 인프라 사업은 ‘공동의 선’을 중시하면서 틀을 갖추는 데초점을 맞춰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출판단지를 ‘인간을 배려하는 도시’,‘자연과 공존하는 도시’로 만들려는 것이다.그의 이런 ‘원칙’은 조경 하나하나에서도 드러나 있다[정기홍기자 hong@]
2000-03-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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