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국립교향악단 창단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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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3-24 00:00
입력 2000-03-24 00:00
문화예술계에 ‘국립교향악단’바람이 불고 있다.기존의 민간교향악단인 코리안심포니를 국립교향악단으로 체제를 바꾸어 예술의전당에 상주시키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논란의 연원은 올 초 국립오페라단과 국립합창단·국립발레단 등 국립극장산하 3개 단체가 독립법인화하면서 예술의전당으로 본거지를 바꾼 시점으로거슬러 올라간다.예술의전당 쪽에서는 교향악단까지 확보함으로서 종합공연예술센터로서의 진용을 완전히 갖추어야겠다는 욕심이 없을 수 없다.

따라서 당초 문화부에 요청한 것은 ‘국립교향악단’이 아니라 민간 교향악단의 상주를 위한 재정 지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코리안심포니가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것은 과거 국립극장 산하 단체의 공연 반주를 도맡다시피해온 경력 때문이다.

코리안심포니는 그동안 국립극장으로부터 한해 6억원 정도의 반주료를 받은것으로 전해진다.이 정도 예산만 지원해준다면 코리안심포니와 상주 단체 계약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당초의 ‘희망사항’이었다.코리안심포니의 이름을 ‘예술의전당교향악단’으로 바꾸는 안도 고려됐다.

이같은 요청을 받은 문화부는 “이 기회에 아예 국립교향악단을 만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오히려 한발 앞서 나갔다고 한다.그러나 논란이 벌어지자문화부 관계자는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예산처가 들어주겠느냐”면서 “엄밀히 말해 교향악단은 필요한 기관이 운영하는 것”이라고 일단 발을 뺐다.

이렇게 되자 예술의전당은 속만 끓이고 있다.국향 설립도 전당 쪽에서 보면탐탁지만은 않다.

국립이 되면 문화부의 직접 지휘를 받아야 하는 만큼 유연성 있는 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게다가 국향 설립안이 강력한 역풍에 휘말리면 ‘민간 교향악단의 상주’까지 물건너갈 가능성이 있다.

국향 설립안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반응은 사실 찬반이 팽팽히 맞선다.찬성하는 쪽은 “국립교향악단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다.반대쪽에서는 “국립교향악단의 법통을 잇고 있는 KBS교향악단이나 잘 키우라”고 충고한다.그러면서 “특히 한해 5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교향악단의 존재를 버거워하는KBS에 아주 좋은 빌미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어쨌든 ‘국립교향악단 설립’과 관련해서 지금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 문화부 관계자의 솔직한 토로다.

서동철기자 dcsuh@
2000-03-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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