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베를린 선언의 참 뜻
수정 2000-03-10 00:00
입력 2000-03-10 00:00
김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자유대학에서‘독일통일의 교훈과 한반도 문제'라는 주제연설을 통해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와 남북간의 화해·협력을 이룩하기 위한 4대과제를 제시했다.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간 화해·협력을 위해서는 정부당국간의 협력이필요하다는 전제 아래‘남북경협을 통한 북한경제회복지원', '화해와 협력제안 적극호응',‘이산가족문제 해결',‘남북당국간 대화를 위한 특사교환제의수락' 등 4개항의 내용을 밝혔다.
김대통령의 이번 베를린 선언은 독일통일의 상징적 도시인 베를린에서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정책의 기조와 방향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많은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특히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고 북한의 호응을 적극 유도하기 위한 배려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정부가 김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에 앞서 8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측에 선언요지를 전달했으며 주한 미·일 대사에게 선언내용을 통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이해된다. 과거 대북제의와 선언에서 볼 수 있었던 메아리 없는 일회성 제안과는 달리 이해관련국가들에게 선언내용을 사전통보한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한 실천의지를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신선한 평화적 선언'이란 평가를 할수있겠다.
이번 김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대북포용정책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있고 한반도 냉전종식,남북간의 평화공존이 실현가능성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또 남북화해·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천명하고 북한에 동참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 선언의 정당성을공인 받는다.일관성 있는 대북포용정책을 견지함으로써 남북간 인적,물적교류의 증가추세가 지속되고,남북관계가 화해·협력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의 실현을위해서는 북한의 발상전환과 전향적 호응이 요구된다.북한은 우리정부가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정신으로 힘이닿는 대로 그들을 도와주려는 참뜻을 조금도 의심하지 말고 김대통령이 제시한 4대과제를 적극 수용하는 자세로 나와야 한다. 무엇보다 남북관계 대전환을 위한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며 특히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고위급특사교환이 실현될 수 있는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하겠다.김대통령의 베를린선언의 참뜻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협력의 튼튼한 이정표가 되기 바란다.
2000-03-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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