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단]’부실 재벌 지원不可’ 정부의지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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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1-25 00:00
입력 2000-01-25 00:00
대우사태를 통해 한국기업들은 정부가 더 이상 기업을 보호해주지 못한다는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4일자 사설에서 지적했다.

사설은 “앞으로 한국 경제는 도덕적 해이의 감소와 정부개입의 축소로 더욱강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다음은 이 사설의 요지다.

대우그룹과 외국 채권단들은 지난 22일 40억달러에 달하는 대우의 무(無)담보 채권을 40%에 사들이기로 잠정합의했다.대우는 한국의 금융위기 발생이후에도 확장을 계속한 재벌이다.1998년 정부의 차입중단 촉구에도 불구하고 부채를 40%나 늘렸다.

채권단들은 대우가 제공하는 높은 이자율과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믿음,도산시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는 생각에 매력을 느꼈다.한국 정부도 과거에 그런 믿음을 조장했고 결국 오랫동안 예견된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발생했다.

대우가 부채의 대양에 침몰하자 채권단은 지난 해 8월 그룹해체를 승낙했다.직분을 다하지 못한 은행과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의 과오에 대가를 치러야했다.대우의 국내 채권단은 일부 여신만 회수할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받아들였고 이젠 외국인들 차례다.

외국 은행들은 지난 해 대우의 구조조정에서 결정권이 거의 없다고 이유있는 불만을 표시했으며 12월에 총여신의 59%의 상환을 요구했으나 최저 18%만 지급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양측은 지난 주 타협해서 정면충돌은 피하는 게 서로에게 이롭다는 판단에따라 차이는 45%와 36.5%로 좁혀졌다.이번 협상은 외국 채권단들이 더 많은부담을 국내 채권단에 떠넘겨야 보다 나은 ‘거래’를 할 수 있었던 탓에 매우 복잡했다.이는 대우의 주채권자인 몇개의 은행을 국유화한 한국 정부가협상의 주역이 된다는 뜻이었다.



재벌의 덩치와 금융위기가 한국의 금융부문에 가해진 손해를 감안할 때 문제해결에서 정부개입은 불가피하다.핵심 문제는 이 경우에 김대중 정부가 완벽하게 공정한지가 아니라 이같은 예외적 상황이 지나갈 경우 정부가 시장에서 빠져나갈 확실한 출구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느냐이다.대우사태에서 한국기업들이 배워야 하는 항구적 교훈은 정부가 앞으로 그들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는 높은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정리 박희준기자 pnb@
2000-01-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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