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효서 신작 ‘악당 임꺽정’
수정 2000-01-19 00:00
입력 200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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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영웅이란 호칭을 얻기까지는 그 인물의 됨됨이에 못지 않게 여러가지 의도가 덧칠되어 미화되기 쉽고 인물 자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제한되기 쉽다”면서 외전(外傳)이란 독특한 형식을 빌려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던 임꺽정에 대한 이미지의 ‘해체와 모반’을 시도했다고 말한다.
작가의 말처럼 실존 인물인 임꺽정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왔으나 일제시대 벽초 홍명희의 손에 의해 비로소 확고부동한 영웅의 이미지를 획득하게 되었다.그러나 구효서의 이번 작품에서는 변절자 서림의 눈을통해 봉건적 질서를 타파하고 평등 세상을 꿈꾸었던 임꺽정이 신분 해방이란 대의를 빌미로 자신의 권력쌓기에 골몰했던 추악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악당 임꺽정’은 너무 밋밋해서 별다른 재미가 없다.뒤집어보기란 신기한 방법의 발견에 그칠 뿐 소설적 형상화에서는 몇 걸음 떼다가 끝까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형상이다.작중 인물 서림에서 느껴지는 것은 임꺽정 옆에 있던 옛 사람의 숨결이 아니라 20세기 한 소설가의 혼잣말이다. 작가는 끝까지 홍명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북한의 권력 행태를 연상시키는 빗대기는 너무 상투적이다.
김재영기자
2000-01-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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