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肯珪 자민련총무 안팎으로 ‘속앓이’
수정 1999-12-13 00:00
입력 1999-12-13 00:00
여야 선거법 협상결과,대세가 소선거구제로 굳어졌기에 더욱 속이 타는 이총무다.그도 소선거구제 선호파다.그러나 자민련의 당론은 여전히 중선거구제이고,백번 양보하더라도 복합선거구제가 마지노선이란 강경한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선거구제에 정치생명을 걸다시피 한 박태준(朴泰俊)총재와 영남권 및 수도권 원내외 인사들로부터 온갖 욕을 먹고 있다.“우리 편이 아니라 적군”이란 심한 얘기도 나온다.실제로 이총무는 박총재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기 일쑤다.까닭에 이총무는 간부회의나 당5역회의 등 당 공식회의에서 거의 발언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심 소선거구제를 원하는 충청권의원이나 당직자들의 지원사격이 없어 말 그대로 ‘고립무원’상태다.
이총무에게 더 큰 문제는 선거구 인구하한선이다.여야 모두 8만명 이상을기준으로 협상중이어서 자칫 자신의 지역구(충남 서천·7만8,000여명)가 통·폐합될 판이다.하지만 그는 여기에 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괜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이총무는 딱 한마디 한다.정치는 대화와타협이라고.정치현실과 당론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의 속앓이를 읽게 하는 대목이다.
한종태기자 jthan@
1999-12-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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