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IMF위기 완전극복 아직 가야할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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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11-19 00:00
입력 1999-11-19 00:00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우리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던 지난 70년대나 80년대에도 성장률이 10%선을 넘어서면 매우 높은 성장률이라 생각했었다.우리경제가 이제는 과열 상태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외환위기가 터져 나라가 무너질 것 같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지 2년도 채 안돼 우리 실물경제가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정말 좋아진 것인가? 더 좁게 이야기해서 우리 국민들의 평균적인 소득이 IMF 위기가 극복되었다 할 정도가된 것인가? 대답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해야 할 것 같다.경제성장률을 가지고 실물경제가 호황이라거나,또는 IMF 위기를 벗어났다고 판단할 정도로 경제가 좋아졌다는 주장을 한다면 이는 수준(level)과 비율(rate)을 혼동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올해의 연간 성장률이 9.0%라 하더라도 97년에 비해 98∼99년 2년동안의 우리 경제는 연평균 1.3% 성장한 것에 불과하다.97년 우리 국민 1인당 소득을100으로 할 때,99년 1인당 소득은 실질 원화 기준으로 100.7(예상성장률 9%가정),달러화 기준으로는 90.2(1인당 8,575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서의 실질구매력은 기껏 0.7% 증가했고 세계시장에서 우리 국민한사람의 평균적인 구매력은 97년보다 훨씬 못하다는 것이다.올해 예상되는달러화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94년 수준(8,467달러)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우리 경제가 지금 심각한 불황국면에 빠져있다거나 앞날이 암담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다만 금년의 높은 성장률에 현혹되어 지금의 실물경제 움직임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높은 경제성장률의 의미는 IMF의 충격에서 비롯된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불황에서 실물경제가 벗어나는 회복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아직 우리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불황의 그늘이 가시지 않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불황의 골이 매우 깊었기 때문에 그만큼 회복의 길도 멀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 경제가 금년에 기대이상의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경기 회복,엔고,반도체 경기 호황 등 대외경제여건이 우리에게 대단히 유리하게 전개된데 힘입은 바가 크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대외여건은 언제 또 뒤바뀔지 모른다.



우리경제가 IMF 위기로 야기된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 경제 회복세를 지속시켜야 한다.아직은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

[金柱亨 LG경제연구원 상무]
1999-11-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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